또다른 언어표현 방식 막는건 불공평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140자 이내의 단문 메시지 전송 서비스인 '트위터(Twitter)'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란에서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나라에서 쓰이고 있어 '트위터 혁명'이라 불릴 만큼 그 영향이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도 10대 층이 사용하는 문자메시지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한글의 단축과 생략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이에 대해 언어의 돌이킬 수 없는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너무 지나친 걱정들이다.

기성세대들의 부풀려진 걱정 중 대표적인 것이 후세 어린이들이 한글 사용법을 망각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인터넷을 통한 대화나 글 또는 댓글들에 간략화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후세 어린이들이 친구와 일상 대화를 할 때에도 간략화된 언어를 사용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채팅이나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많은 10대 학생들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교내 쉬는 시간에 또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ㅋㅋ' 'ㅠㅠ'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단어의 생략으로 인한 언어의 파괴 역시 불가능하다.

'PC방'을 뜻하는 '피방' 이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뜻하는 '지못미' 등 젊은 층이 자주 쓰는 축약된 단어들 역시 그 원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렇게 특정 철자만을 사용하는 경우는 언론이나 사회 어디서나 쓰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뜻하는 '대수능(또는 수능)'이나 '외국어고등학교'를 뜻하는 '외고'처럼 많지 않은가?

경제적인 언어의 활용을 위해 긴 단어를 줄여 만든 축약어들이 어떤 것들은 이미 널리 쓰이니까 되고 어떤 것들은 이제 막 생겨나서 익숙하지 않으니까 안 된다는 것이 과연 공평한 논리인가?

현재 학생층의 주 통신수단은 휴대폰을 이용한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댓글 주고받기 또는 채팅 등이다.

특히 문자메시지에선 한 번에 80자라는 글자 수의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 말을 한 번에 다 하기 위해 줄여 쓸 수밖에 없다.

인터넷 사회에서 댓글의 경우 '재밌다'라고 전달하기 위해 'ㅋㅋ' 같은 형태의 문자를 덧붙인다.

'ㅠㅠ' 라는 문자도 같은 방식으로 작성자의 어떤 슬픈 이야기에 슬픈 표정을 짓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어른들이 지나친 걱정에 사로잡혀 학생들과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개성이나 의사표현의 또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축약과 약간의 변형을 단념시키려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관호 생글기자(명지외고 3년) gh_trmp2random@hotmail.com


한글파괴·세대간 의사소통 가로 막아

ㅋㅋ,ㅎㅎ.

우리들 사이에서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등을 통해 흔히 사용하는 기호다.

간단하고 소통도 잘 된다.

아마도 한정된 적은 수의 문자로 의사를 소통해야 하는 휴대폰의 발달이 가져온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를 두고 어른들이 '외계어'니 하면서 비판하는 여론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텔레비전의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자막으로 종종 등장하는 등 전체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자 축약은 한글 파괴는 물론 세대 간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한글은 세계에서 생일이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문자라고 배웠다.

그 구조 또한 발성기관의 형태를 본떠 만들어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고 한다.

외국의 어느 유명한 언어학자는 한글날인 10월9일에는 집에 태극기를 걸어둔 채 한글의 위대성을 기린다고도 한다.

문자 축약의 가장 큰 폐해는 역시 한글 파괴다.

가장 과학적이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한글을 갖고 있는 우리가 휴대폰이라는 몇 자만 전달할 수 있는 제약을 갖고 있는 기기로 인해 단순한 편의성만을 앞세워 이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는 세대 간의 의사 단절이다.

앞에서 예를 든 'ㅋㅋ,ㅎㅎ' 정도는 이제 어른들도 다 안다.

하지만 나 자신도 모르는 문자 축약이 우리들 사이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어른들이 '외계어'라고 부르며 비판했던 일들이 더욱 가속화되고 이는 결국 청소년과 성인의 의사 단절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중국의 경우 이제는 간자체가 대세여서 한자를 알아도 간자를 모르면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이는 그들이 한자를 모르는 게 아니라 간자체를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간자체가 정립되어 문자로 인정받고 있으면서도 세대 간의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우리가 쓰고 있는 문자 축약은 아무리 발달을 한다고 하더라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문화유산인 한글을 대신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름답고 과학적인 한글,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을 보호하고 발전시켜야 할 우리 젊은 세대가 편의성만을 위해 이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 보아야 할 때다.

한혜지 생글기자(경기여고 2년) lkj0038@naver.com


실용성 좇는 문자의 자연스러운 변화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달은 청소년들의 소통 형태를 눈에 띄게 바꿔놓았다.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매체를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이동통신으로부터 새로운 소통의 모습을 찾아낸 것이다.

새로운 매체들은 빠르고 쉬우며 간단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글자 수에 제한을 두고 있고 길게 치려면 휴대폰 자판의 특성상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러한 조건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문자 축약' 이라는 대안을 찾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예로부터 언어는 변해 왔다.

언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문자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연히 변해왔다.

흔히 알고 있듯이 훈민정음에 등장하는 모음 중 4가지는 이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졌다.

분명히 그 모음들은 사람들에 의해 쓰임을 인정받지 못했거나 사용이 불편했기 때문에 사라졌을 것이다.

언어 혹은 문자에는 '경제성' 이라는 특징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언어나 문자가 '경제적'인 방향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문자 축약' 이라는 현상을 통해 추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문자의 경제성' 이다.

이 같은 현상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부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문자 축약 현상이 아름다운 한글을 훼손하고 있으며, 한글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등의 비난 섞인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와는 다르게 사실 청소년들의 줄여 쓰기나 통신상의 신조어 만들기 등은 우리의 문자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해 주는 순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단어를 줄여 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접두어를 만들어 쓰기도 한다.

또한 조사를 생략하거나 중복되는 단어를 줄여서 경제적인 표현을 만든다.

때로는 자음이나 모음만을 써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표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언어규칙과 소통문화는 한글 표현의 다양성을 확대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성세대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문화는 변화와 다양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

어른들의 언어문화가 '국어사전'에 갇혀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청소년들의 언어문화는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고 누림으로써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언어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모두 청소년들의 적극적이며 새로운 소통방식을 통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조연경 생글기자(대전둔산여고 3년) younk1991@hanmail.net


의사 소통의 기본 원칙 깨뜨려선 안돼

문자 축약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우리들의 인터넷 · 휴대폰문자 사용문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문자 축약 사용의 이유 그 자체가 될 순 없다.

'ㅎㅇ' 'ㅎ2'는 영어 'Hi'의 한국어 발음인 '하이'를 축약한 것이다.

이처럼 원래의 형태에서 변형된 것이 또다시 변형되는 현상이 문자 축약에서는 빈번이 일어난다.

때문에 ㅎㅇ는 그 어원을 알기가 어렵고 때문에 일종의 은어인 것이다.

은어는 그 단어를 사용하는 속성을 지닌 계층 내에서는 의사소통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친밀감 형성에 도움을 주지만 집단 외의 대상과 하는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을 가진다.

또한 지나친 문자 축약이나 축약된 단어 남용으로 집단 내에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문자 축약을 인터넷에서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을 보완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등 새로운 문화적 발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문자 축약은 극대화된 편의성의 추구에 지나지 않는다.

'하하하'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걸 'ㅎㅎㅎ'로 표현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러한 지나친 편의성의 추구는 단조로움을 낳을 수 있다.

문자 축약은 이미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ㅋㅋ' 'ㅎㅎ' 'ㅎㄷㄷ' 'ㅜㅜ' 등 아주 간단한 감정표현들은 최초의 채팅방에서 사용되던 것과 거의 같다.

이것은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버카충(버스카드충전)'과 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단어가 나타나는 말줄임 현상과는 다르게 문자 축약에서 보이는 한계다.

때문에 우리는 문자 축약을 통한 의사소통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또한 축약된 문자들이 아무 의미 없이 '아ㅋ근데ㅋ'와 같은 식으로 글자 중간에 끼어들면서 문맥의 흐름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문자 축약이 글자에서 모음을 떼어내고 자음만을 남겨두는 형태를 띤다.

이것은 아랍어나 이집트어를 이루고 있는 방식으로,예를 들어 'ㅊ'이 '차'가 될 수도,'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 한글이 초 · 중 · 종성의 결합으로 글자가 짜여지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방식이다.

뛰어난 한글의 우수성 덕분에 해외에 '한글 수출'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우리는 오로지 편의성 때문에 굳이 타 언어의 표기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문자 축약의 경제성이나 편의성이라는 명목 아래 한 국가나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사용해야 하는 언어의 기본 원칙이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신동식 생글기자 (고려대 1년) julit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