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GM의 몰락… 기업도 태어나고 죽는다
기업의 흥망성쇠에 절대적인 수명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언젠가 늙게 되고 그 수명을 다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안정적인 5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는 포천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인간 수명의 절반 정도인 40년에 불과하다.

1970년 포천 500대 기업에 들어있던 3분의 1이 1983년에는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경영이 악화되면서 청산되는 등으로 이 명단에서 사라졌다.

유럽과 일본 기업의 평균 수명은 이보다 훨씬 짧은 13년 정도다.

미국의 대표 업체들만 모아놓은 다우존스 지수가 1896년 만들어졌을 때 지수에 포함됐던 12개 기업 중 지금은 제너럴일렉트릭(GE)만이 유일하게 다우지수로 생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5년의 100대 기업 중 16개 기업만이 지금까지 살아 남아 있다.

이 중 100대 기업 지위를 유지한 곳은 LG전자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대림산업 CJ 한화 제일모직 한국타이어 대상 코오롱 대한전선 태광산업 등 12개뿐이다.

101년 역사를 가진 미국 제조업의 상징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1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정부 지원 아래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뉴GM'을 출범시켜 회생을 도모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다.

GM의 몰락은 한국 일본 유럽 등의 자동차 업체들에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의 위기는 다른 기업들엔 성공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 위기를 맞은 기업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엇갈린 길을 걷는다.

1980년대 세계 PC시장을 주도했던 IBM은 중간상이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 델에게 시장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HP는 델과 정반대로 소매 채널을 강화해 소비자에게 맞춤 마케팅을 함으로써 2006년 델을 추월했다.

PC시장에서 순위가 밀려난 IBM은 1990년대부터 컴퓨터 서비스 회사로 변신해 극적으로 회생했다.

기업들 요구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상품과 연계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외에도 기술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 기업으로 혁신한 것이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에는 일관된 법칙이 없지만 오래 살아 남은 기업들은 대부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한 기업들이다.

GM의 몰락을 통해 기업들에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