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게 사랑해서 미안하고 너무 늦게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저희들 마음 속에 큰 비석을 세우겠습니다.'

'이제서야 사랑을 고백합니다.'

김제동의 눈물 섞인 진행이 전 국민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경복궁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큰 충격에 빠졌던 국민들은 분향소 설치부터 영결식까지 깊은 애도의 뜻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함께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광장으로 몰리면서 질서의 안전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운구차량이 경복궁에서 출발해 서울광장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은 서로 조금 더 가까운 위치에서 보기 위해 운구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확보해 놓은 길마저 계속 앞으로 밀어 공간을 좁혔다.

진행요원들이 공간 확보를 위해 거듭 시민들에게 주의를 주는 일이 일어났으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뒤쪽에 있던 시민들이 불평을 했고,진행요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시민들을 바닥에 앉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노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을 찍기 위해 모두가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떡 일어나 사진을 찍었고 질서유지가 얼마 되지 않아 흐트러져 시민들은 다시 모두 일어섰고,그 와중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팔을 뻗고 앞사람의 머리와 어깨를 누르는 등 보기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노제가 다 치러질 무렵 운구차가 서울광장을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이 상황에서도 역시 사진을 찍고 서로 앞에서 보기 위해 앞으로 밀고 경찰들은 자리 확보를 위해 시민들을 뒤로 밀었고 그 과정에서 작은 사고들이 일어났다.

발을 밟히는 것은 물론 한 여대생은 건장한 체격의 어르신들 사이에 끼여 안경을 잃어버렸고,울분을 참지 못한 한 아저씨는 격분해 한 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50m가량을 이동하는 등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운구차가 어렵게 서울광장을 빠져 나가자 시민들은 분주하게 지하철역으로 이동했고 그들이 머문 자리에는 신문지,추모하는 글,종이선캡,생수통 등이 버려져 있었다.

발을 덮을 정도로 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고인(故人)을 추모하기 위한 성스럽고 진중한 자리에서 위와 같은 부끄러운 행동이 벌어지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급속한 경제 발전을 했지만 이에 비례해 시민의식은 발전하지 못했고 아직 국민들의 의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일부 시민들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소음으로 여기거나 오히려 나서지 말라고 욕을 하기도 하고 결국 말싸움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시민의식은 자발적으로 성장해야 하며 타인과의 교류와 수용이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교육이나 협동 캠페인과 같은 기회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시민 의식'이 익숙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유은희 생글기자(순천 제일고 3년) kid22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