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TV의 진화' 어디까지 갈까
'가위, 낡은 모자상자, 바늘, 자전거 램프….'

세계 최초로 TV를 상상한 사람이 준비했던 재료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20세기 초 "공중으로 사진을 전송해보겠다"며 세계 최초로 TV 만들기에 도전했던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존 로지 베어드(John Logie Baird · 1888~1946)였다.

발명가이면서 기술자였던 그는 오랜 궁리 끝에 가위와 램프 등을 차(茶)상자에 연결하고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사람의 모습이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연구했다.

그가 영국 런던과 글래스고를 잇는 705㎞의 전화선에 최초의 TV 시스템을 연결하고 동화상을 보내는 데 성공한 것은 1927년이었다.

세계 최고의 매체인 TV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의 이름을 기억해두자.

존 로지 베어드!

TV가 발명되고 나자 미국 사회는 금세 변했다.

영화와 신문은 보다 내용이 풍부하고 더 재미있는 매체로 발전했다.

언어나 문자보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일반인들은 보다 선호했다.

금방이라도 이미지 사회로 변화하는 것 같았다.

이를 두고 미디어학자인 마샬 맥루한은 "TV로 인해 인간은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를 피부로 경험하게 된다"며 "결국 TV 미디어는 인간이 가진 신체의 일부가 됐다"고까지 얘기하고 있다.

TV의 발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TV는 보다 인간에게 유용하고 편리한 도구로 발전해나갔다.

컬러 TV가 개발되고 고화질(HD)TV가 나오더니 LCD(액정소자)라는 독특한 유리 소자로 훨씬 밝은 TV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소자(LED)로 만든 TV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는 입체 TV에서 꿈의 TV라 할 수 있는 투명 TV, 홀로그램 TV까지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TV를 바보 상자로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인간을 똑똑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대인들은 그러나 대부분을 TV가 가져다주는 정보와 재미에 의존하고 있다.

TV를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베어드가 TV를 만든 지 불과 8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베어드는 꿈을 갖고 도전했고 결국 그 꿈을 우리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들은 모두 베어드같이 꿈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창조되었다.

한국이 낳은 아티스트 백남준은 TV를 하나의 예술도구로 보고 이를 이용한 비디오 아트 장르를 개척했다.

마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 듯이 TV를 통해 자신의 꿈인 공간의 결합을 펼쳐 보았다.

베어드, 백남준과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은 꿈을 달성하기위해 밤잠 자지않고 노력한다.

그 결과로 컴퓨터, PC, 휴대폰, 로봇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사회를 펼쳐가는 문명의 이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꿈은 계속 진화하고 진화한다.

여러분들의 꿈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자.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