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내는 반도체 ‘LED’ 내장…더 얇고, 더 선명해져
[Cover Story] LED TV가 안방 극장 점령하나?
“LED TV가 뭐예요. 기존 TV보다 뭐가 좋은거죠?”

요즘 전자제품 매장 TV코너에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다.

최근 전자업체들이 LED(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으면서 생겨난 새로운 풍경이다.

LED TV는 한마디로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진화시킨 상품이다.

기존 LCD TV는 액정 뒤에 빛을 내는 도구(광원)로 형광등(CCFL:냉음극형광램프)을 사용했는데 이 제품은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는 LED를 채택했다.

형광등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적고 크기가 작은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질을 높이고 TV 두께를 줄일 수 있다.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 빛을 내는 반도체 LED

TV에서 화면을 표시하려면 광원,디스플레이,컬러 필터 등이 필요하다.

형광등이나 LED가 하는 역할은 영상을 표시하기 위해 빛을 이용해 하얀 바탕 배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얀 배경이 만들어지면 LCD와 컬러필터를 이용해 다양한 색과 명암 등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TV업체들이 LED를 광원으로 쓰게 된 이유는 기존 형광등에 비해 LED의 빛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LED는 D램과 같은 반도체인데 빛을 내는 속성을 가졌다.

여기에 붉은색,청색,녹색 등의 형광 물질을 입히면 해당 색깔을 표시할 수 있게 된다.

작은 크기의 LED로 형광등보다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LED TV가 처음 나올 때는 이 세 가지 LED의 빛을 합성해 흰색 배경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화이트 LED 하나로 이 역할을 대신한다.

⊙ 화질,두께,절전 효과 탁월

LED TV는 기존 LCD TV에 비해 화질,두께,절전 효과 등이 크게 앞선다.

삼성전자는 LED TV를 내놓으면서 '세상의 TV와 선을 긋다'(국내),'새로운 종(種)-New Species'(해외)란 마케팅 컨셉트를 내놓았다.

LED TV가 1936년 최초의 TV 등장 이후 지속된 TV 진화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표현이다.

반도체의 일종인 LED는 형광램프를 사용하는 LCD TV에 비해 조명을 껐다 켜는 속도가 빨라 TV 응답속도를 높일 수 있어 메가급(백만화소) 명암비 등 초고화질을 구현한다.

TV 화질 측면에서 브라운관 TV가 백열등,LCD TV와 형광등 수준이라면 LED TV는 자연에 보다 가까운 화질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형광램프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반도체를 사용하다 보니 TV에서 백라이트 부분의 크기와 부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번에 내놓은 삼성 LED TV 두께는 손가락 한마디 굵기(핑거 슬림)에 불과한 29㎜로 기존 LCD TV의 최소 두께 44.4㎜(LCD 850 모델)보다 훨씬 얇다.

형광등을 사용할 때 발생하던 유해 물질인 수은,납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전력 소모량도 기존 LCD TV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추었다.

그만큼 친환경적이다.

55인치 LED TV 전력 소모량이 32인치 LCD TV와 비슷해 이를 3~5년 사용하면 LCD TV 한 대 값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LCD TV보다 100만원가량 비싸

LED TV 가격은 기존 동일 크기 LCD TV에 비해 100만원가량 비싸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LED TV 기본형인 6000 시리즈 40인치 제품은 310만원대,46인치가 400만원대,55인치가 620만원대다.

TV와 휴대폰,PC 등을 무선랜으로 연결해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7000 시리즈는 각 인치별로 30만원가량 더 비싸다.

아직은 LED 부품 가격이 기존 LCD TV에서 사용하던 형광등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TV 가격도 높다.

그래도 올초 소니가 내놓은 70인치 LED TV가 3500만원,55인치와 46인치 제품이 각각 980만원과 590만원이였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크게 저렴해졌다.

같은 LED TV인 데도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TV를 만드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LED TV는 LED를 LCD 바로 뒤에 배치해 빛을 쏘는 '직하방식'과 LCD 옆쪽에서 빛을 보내주는 '에지방식'으로 나뉜다.

직하방식을 채택하면 화질을 높일 수 있지만 필요한 LED 수가 늘어나 가격이 높아지고 TV가 두꺼워진다.

반면 에지방식을 사용하면 가격을 낮추고 TV 두께를 줄일 수 있지만 화질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LED의 빛 효율이 좋아지면서 에지방식을 써도 화질을 직하방식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업체들 모두 에지방식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해까지 직하방식을 고집했던 LG전자도 올해 내놓을 신제품에는 에지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화질과 가격의 조화 측면에서 에지방식이 직하방식에 비해 우위를 점한 셈이다.

⊙ LED TV 선점경쟁

올해 세계 LED TV 시장 규모는 적게는 300만대에서 많게는 8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1억대 수준의 평판 TV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틈새 시장이다.

하지만 기술과 친환경 모든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LED TV가 LCD TV를 대체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40,46,55인치 크기의 삼성 파브 LED TV 6000/7000 시리즈 6종을 전 세계 시장에서 동시 출시했다.

빅3 TV 메이커 중에서는 가장 먼저 LED TV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매출의 10% 이상을 LED TV에서 달성한다는 목표까지 정했다.

LG전자도 올해를 'LED TV 시장 공략' 원년으로 삼고 오는 5월께 42,47,55인치 등 4종의 LED TV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LED TV를 글로벌 불황을 타개할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게 TV업체들의 전략이다.

시장 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2015년께에는 LED TV 출하량이 LCD TV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