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선택의 갈림길' 대학 진학 어디로...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대학 학과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학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직업의 큰 테두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누구나 신중하게 마련이다.
막연한 기대로 내용을 잘못 알고 있거나 선입관을 가져 자신과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할 경우 힘들어 질 수 있다.
물론 대학 학과가 전부는 아닐 수 있다.
인생의 긴 항로를 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항로를 수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고등학교 시절에 인생의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막연하게 '인기 대학'이나 '인기 학과'에 가야겠다고 하는 생각으로는 급변하는 21세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 직업의 '미스매치' 심각하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흔히 "청년 실업자가 많다고 하지만 막상 채용하려고 하면 쓸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얘기한다.
취업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의미다.
기업이 원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다.
지금 당장 기업에 들어와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재를 기업은 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과 지식이 급속도로 변하다 보니 이런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많지 않다.
인력시장에 공급과 수요의 미스 매치(Mismatch)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스매치 현상은 모든 업종에서 언제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전자회사들은 요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을 찾고 있지만 이 분야 전문 인력은 드문 실정이다.
인력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은 사람들이 5년, 10년 후 산업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 추세, 인구 구조의 변화, 대중의 기호 변화, 유행의 변화 등을 주의깊에 살핀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학과를 선택할 때는 현재의 인기보다 5년, 10년 후의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어떤 학과가 유망한가
지금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15년 전만 해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전무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95년에 펴낸 '2005년의 기술과 유망산업 예측'을 보면 인터넷 시대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컴퓨터 인터넷과 관련된 직업이 다양화되면서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산업의 변화 추세를 잘 예상한 사람들은 몸값이 비싼 인터넷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유망 직업은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참고할 만하다.
올해 발표한 이색 직업을 보면 기상 컨설턴트를 비롯해 복잡한 전자기기를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해 조언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역할을 하는 HCI 컨설턴트, 인터넷 환경에서 누리꾼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할지, 어떤 순서로 소개해야할지를 결정하는 일을 하는 검색 기획가,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의 훼손을 막고 복원하는 일을 하는 예술제본가 등이 새로 등장했다.
이름만 들으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기 어렵지만 기발하고 톡톡 튀는 일감이 숨어 있다.
이런 직업은 물론 디지털과 지식산업, 서비스 산업과 연관돼 있다.
서비스 산업도 21세기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서비스업에 도전해 볼 만하다.
금융 지식 언론 보건 환경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 업종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다문화 사회의 등장도 전공 선택을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변수다.
다문화 사회에 적합한 직업은 앞으로 점점 각광받을 것이다.
이질문화 연구자, 한국문화 강사, 직업훈련지도자,다문화 가정 내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관련 직업,태국어나 필리핀어,중국어 콘텐츠 번역가 등이 관련 직업군이다.
기후 환경의 변화로 기상이변과 환경 오염 관련 학과도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량 문제를 다루는 식량 딜러,전문적으로 기업 등에 기상 예측을 해주는 기상 컨설턴트 등이 그 예다.
로봇,스포츠,여행 관련 직종 등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에 걸맞은 직업이다.
특히 여행 인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여행상품 기획자,여행 코디네이터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 간판보다 비전, 비전보다 적성을 택하라
한국은 글로벌한 사회, 전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통 사회, 닫힌 사회는 대학 간판이나 모양새가 중요하지만 글로벌 사회, 개방 사회에서는 개인들의 전문성이 필수 요건이라는 게 사회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제 부를 창출하는 원천도 물질에서 기술 창의력, 정보로 옮겨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직종이 사회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조 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와 관련, "21세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그것을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지적하며 "내가 이런 대학을 나오고 이런 정보와 지식을 배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장래 비전이 좋고 유망하더라도 자신이 싫어하는 직업을 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치과의사가 가장 많이 돈을 벌지만 치과의사 자살률이 일반인보다 3배 정도 된다는 것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단지 남들을 따라하거나 수입 간판 등을 보고 직장을 구하면 불행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대학 학과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학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직업의 큰 테두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누구나 신중하게 마련이다.
막연한 기대로 내용을 잘못 알고 있거나 선입관을 가져 자신과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할 경우 힘들어 질 수 있다.
물론 대학 학과가 전부는 아닐 수 있다.
인생의 긴 항로를 가다 보면 중간 중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항로를 수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고등학교 시절에 인생의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막연하게 '인기 대학'이나 '인기 학과'에 가야겠다고 하는 생각으로는 급변하는 21세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 직업의 '미스매치' 심각하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흔히 "청년 실업자가 많다고 하지만 막상 채용하려고 하면 쓸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얘기한다.
취업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기업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의미다.
기업이 원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다.
지금 당장 기업에 들어와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재를 기업은 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과 지식이 급속도로 변하다 보니 이런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많지 않다.
인력시장에 공급과 수요의 미스 매치(Mismatch)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스매치 현상은 모든 업종에서 언제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전자회사들은 요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을 찾고 있지만 이 분야 전문 인력은 드문 실정이다.
인력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은 사람들이 5년, 10년 후 산업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 추세, 인구 구조의 변화, 대중의 기호 변화, 유행의 변화 등을 주의깊에 살핀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학과를 선택할 때는 현재의 인기보다 5년, 10년 후의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어떤 학과가 유망한가
지금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지만 15년 전만 해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전무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95년에 펴낸 '2005년의 기술과 유망산업 예측'을 보면 인터넷 시대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컴퓨터 인터넷과 관련된 직업이 다양화되면서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산업의 변화 추세를 잘 예상한 사람들은 몸값이 비싼 인터넷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유망 직업은 한국고용정보원 자료를 참고할 만하다.
올해 발표한 이색 직업을 보면 기상 컨설턴트를 비롯해 복잡한 전자기기를 고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과정에 참여해 조언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역할을 하는 HCI 컨설턴트, 인터넷 환경에서 누리꾼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할지, 어떤 순서로 소개해야할지를 결정하는 일을 하는 검색 기획가,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의 훼손을 막고 복원하는 일을 하는 예술제본가 등이 새로 등장했다.
이름만 들으면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기 어렵지만 기발하고 톡톡 튀는 일감이 숨어 있다.
이런 직업은 물론 디지털과 지식산업, 서비스 산업과 연관돼 있다.
서비스 산업도 21세기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서비스업에 도전해 볼 만하다.
금융 지식 언론 보건 환경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 업종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다문화 사회의 등장도 전공 선택을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변수다.
다문화 사회에 적합한 직업은 앞으로 점점 각광받을 것이다.
이질문화 연구자, 한국문화 강사, 직업훈련지도자,다문화 가정 내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관련 직업,태국어나 필리핀어,중국어 콘텐츠 번역가 등이 관련 직업군이다.
기후 환경의 변화로 기상이변과 환경 오염 관련 학과도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량 문제를 다루는 식량 딜러,전문적으로 기업 등에 기상 예측을 해주는 기상 컨설턴트 등이 그 예다.
로봇,스포츠,여행 관련 직종 등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에 걸맞은 직업이다.
특히 여행 인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여행상품 기획자,여행 코디네이터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 간판보다 비전, 비전보다 적성을 택하라
한국은 글로벌한 사회, 전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통 사회, 닫힌 사회는 대학 간판이나 모양새가 중요하지만 글로벌 사회, 개방 사회에서는 개인들의 전문성이 필수 요건이라는 게 사회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제 부를 창출하는 원천도 물질에서 기술 창의력, 정보로 옮겨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직종이 사회를 이끌게 될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조 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이와 관련, "21세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그것을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지적하며 "내가 이런 대학을 나오고 이런 정보와 지식을 배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장래 비전이 좋고 유망하더라도 자신이 싫어하는 직업을 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치과의사가 가장 많이 돈을 벌지만 치과의사 자살률이 일반인보다 3배 정도 된다는 것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단지 남들을 따라하거나 수입 간판 등을 보고 직장을 구하면 불행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