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총명'군의 겨울방학 논술 전략
논술학원은 해마다 수능이 끝난 뒤부터 12월까지 가장 성황을 이룬다.
수능에 머리를 싸매고 있던 학생들이 수능 해방의 기쁨도 잠시, 논술 공부를 하러 학원에 몰려가는 탓이다.
아침부터 학원에 ‘등교’해서 하루에 짧게는 3시간, 길게는 거의 하루종일 각종 논술 주제를 섭렵하고 재빨리 모범 답안을 익힌다.
학원들도 학생들도 한 달간 논술을 공부해서는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어떤 글쓰기가 한 달만에 괄목상대할 만큼 늘겠는가.
다만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족집게 과외’를 하는 수밖에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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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를 공들여 작성하니 쓰는 속도 빨라지고 글도 짜임새 있어지네"
201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생글생글 독자들은 이런 전철을 밟지 말기를.
우선 정시모집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내년 대입에는 수시 비중이 60%에 달한다.
그리고 수시모집에서는 논술이 더욱 중요하다.
결국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논술도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능 이후에 치러지는 수시 2-2 전형이라 해도 수능 이후의 촉박한 일정을 감안하면 '번갯불에 콩 볶듯' 준비해서는 좋은 결과를 거두기 어렵다.
결론은 공자님 말씀같지만 미리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 인문계 고2인 김총명군이 있다.
그는 논술 시험을 보는 수시에 1차례 응시하고,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에는 성적에 따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에 지원하려고 생각 중이다.
그에게 필요한 논술 대비 '황금전략'은 무엇일까.
김군은 우선 올 겨울방학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유는 두 가지.
논술은 하루 아침에 늘지 않는다.
내년에는 수능 대비로 마음이 더 급해질 것이다.
논술은 미리 공부해 두면 수능의 언어영역과 면접 대비까지 동시에 노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시에서 설령 김군이 논술을 보지 않는 연세대에 지원한다 해도 준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겨울방학과 주말 등 다소 여유가 있는 시간은 논술 실력을 높일 황금 찬스다.
논술을 대비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글을 읽는 것.
둘째, 글을 쓰는 것.
두 가지의 비중을 어떻게 정할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일단 김군은 겨울방학 동안에는 하루에 1시간30분 정도 책을 읽고 요약 정리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지시문에 맞게 시간 내에 글을 써 보고, 대학교 2학년인 형에게 첨삭지도를 받기로 했다. (그런 형이 없다면 온라인 첨삭지도 사이트나 학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군이 해보니 처음에는 시간 내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웠다.
아직 여유가 있으니 우선은 정해진 시간을 30분까지 연장해서라도 글을 완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글이 영 꼬이기만 한다.
형에게 물어보니 '개요를 제대로 만들지 않은 탓'이란다.
"개요가 잘 서 있다면 개요를 뒷받침하는 문장들만 추가해도 글은 완성된다"는 게 형의 조언이다.
"쳇! 나도 안다고…."
하지만 진짜 개요를 공들여 작성하니 훨씬 글 쓰는 속도가 빨라지고 튼튼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더니 정말 그렇다. 쌩유 형!
그리고 김군이 빼먹지 않고 보는 생글생글.
시사 이슈를 챙기는 데는 신문이 제일이다.
특히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기사를 담고 있는 신문을 다 보기는 어려운 고교생에게 핵심 이슈에 대해 압축적으로 설명해주는 생글생글은 든든한 우군이다.
사실 경제이슈에 대한 글은 잘 못 알아들을 때도 많지만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 번에는 논술 경시대회에 응모했는데 아깝게 탈락했다. 분루.
김군은 시간이 지나도 글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슬럼프 극복'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쓴다.
하나는 좋은 글을 베껴쓰는 연습, 다른 하나는 그동안 첨삭지도를 받은 글을 꼼꼼히 다시 보고 고칠 점을 정리하는 일이다.
시험 오답노트처럼 논술에도 첨삭노트를 만들면 기존의 잘못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글 베껴쓰기는 생글생글에 나온 글을 '모범답안'으로 삼을 때도 있고, 수능 언어영역 지문을 베낄 때도 있다.
베낄 만한 '좋은 글'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글의 구조를 보는 연습이 되고, 문장을 깔끔하게 쓰는 데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게 김군의 생각이다.
내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논술 대비 시간을 조금 줄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김군도 잘 알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 화·목·일요일을 논술 대비일로 정했다.
화·목에는 2시간, 일요일은 최소 3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수시모집이 코앞에 닥쳤을 때는 연습 삼아 약 1주일 동안 주제별로 하루에 하나씩 글을 써 보고, 그동안 첨삭받은 글과 신문 스크랩 등을 훑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학원에 다녀야 할지가 고민이다.
불황이라 부모님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일단 마음을 접었다.
김군은 수시모집에 붙지 않더라도 일단은 논술 공부를 빼먹지 않고 정시까지 할 계획이다.
정시에서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에게는 논술 비중 30%가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다.
고려대가 본고사형 논술을 보려고 한다는데, 자연계라면 수학 과학의 원리를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인문계인 그로서는 기존에 해 오던 논술을 좀더 심도있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섰다.
연세대에 지망하면 논술을 안 보니 아쉽지만 면접 대비를 해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괜찮다.
한 달 만에 논술 대비?
그런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자.
지금부터 시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자신감을 가지자.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
논술학원은 해마다 수능이 끝난 뒤부터 12월까지 가장 성황을 이룬다.
수능에 머리를 싸매고 있던 학생들이 수능 해방의 기쁨도 잠시, 논술 공부를 하러 학원에 몰려가는 탓이다.
아침부터 학원에 ‘등교’해서 하루에 짧게는 3시간, 길게는 거의 하루종일 각종 논술 주제를 섭렵하고 재빨리 모범 답안을 익힌다.
학원들도 학생들도 한 달간 논술을 공부해서는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어떤 글쓰기가 한 달만에 괄목상대할 만큼 늘겠는가.
다만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족집게 과외’를 하는 수밖에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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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를 공들여 작성하니 쓰는 속도 빨라지고 글도 짜임새 있어지네"
201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생글생글 독자들은 이런 전철을 밟지 말기를.
우선 정시모집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내년 대입에는 수시 비중이 60%에 달한다.
그리고 수시모집에서는 논술이 더욱 중요하다.
결국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논술도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능 이후에 치러지는 수시 2-2 전형이라 해도 수능 이후의 촉박한 일정을 감안하면 '번갯불에 콩 볶듯' 준비해서는 좋은 결과를 거두기 어렵다.
결론은 공자님 말씀같지만 미리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 인문계 고2인 김총명군이 있다.
그는 논술 시험을 보는 수시에 1차례 응시하고,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에는 성적에 따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에 지원하려고 생각 중이다.
그에게 필요한 논술 대비 '황금전략'은 무엇일까.
김군은 우선 올 겨울방학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유는 두 가지.
논술은 하루 아침에 늘지 않는다.
내년에는 수능 대비로 마음이 더 급해질 것이다.
논술은 미리 공부해 두면 수능의 언어영역과 면접 대비까지 동시에 노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시에서 설령 김군이 논술을 보지 않는 연세대에 지원한다 해도 준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겨울방학과 주말 등 다소 여유가 있는 시간은 논술 실력을 높일 황금 찬스다.
논술을 대비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글을 읽는 것.
둘째, 글을 쓰는 것.
두 가지의 비중을 어떻게 정할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일단 김군은 겨울방학 동안에는 하루에 1시간30분 정도 책을 읽고 요약 정리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지시문에 맞게 시간 내에 글을 써 보고, 대학교 2학년인 형에게 첨삭지도를 받기로 했다. (그런 형이 없다면 온라인 첨삭지도 사이트나 학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군이 해보니 처음에는 시간 내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웠다.
아직 여유가 있으니 우선은 정해진 시간을 30분까지 연장해서라도 글을 완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글이 영 꼬이기만 한다.
형에게 물어보니 '개요를 제대로 만들지 않은 탓'이란다.
"개요가 잘 서 있다면 개요를 뒷받침하는 문장들만 추가해도 글은 완성된다"는 게 형의 조언이다.
"쳇! 나도 안다고…."
하지만 진짜 개요를 공들여 작성하니 훨씬 글 쓰는 속도가 빨라지고 튼튼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더니 정말 그렇다. 쌩유 형!
그리고 김군이 빼먹지 않고 보는 생글생글.
시사 이슈를 챙기는 데는 신문이 제일이다.
특히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기사를 담고 있는 신문을 다 보기는 어려운 고교생에게 핵심 이슈에 대해 압축적으로 설명해주는 생글생글은 든든한 우군이다.
사실 경제이슈에 대한 글은 잘 못 알아들을 때도 많지만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 번에는 논술 경시대회에 응모했는데 아깝게 탈락했다. 분루.
김군은 시간이 지나도 글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슬럼프 극복'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쓴다.
하나는 좋은 글을 베껴쓰는 연습, 다른 하나는 그동안 첨삭지도를 받은 글을 꼼꼼히 다시 보고 고칠 점을 정리하는 일이다.
시험 오답노트처럼 논술에도 첨삭노트를 만들면 기존의 잘못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글 베껴쓰기는 생글생글에 나온 글을 '모범답안'으로 삼을 때도 있고, 수능 언어영역 지문을 베낄 때도 있다.
베낄 만한 '좋은 글'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글의 구조를 보는 연습이 되고, 문장을 깔끔하게 쓰는 데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게 김군의 생각이다.
내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논술 대비 시간을 조금 줄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김군도 잘 알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 화·목·일요일을 논술 대비일로 정했다.
화·목에는 2시간, 일요일은 최소 3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수시모집이 코앞에 닥쳤을 때는 연습 삼아 약 1주일 동안 주제별로 하루에 하나씩 글을 써 보고, 그동안 첨삭받은 글과 신문 스크랩 등을 훑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학원에 다녀야 할지가 고민이다.
불황이라 부모님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일단 마음을 접었다.
김군은 수시모집에 붙지 않더라도 일단은 논술 공부를 빼먹지 않고 정시까지 할 계획이다.
정시에서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에게는 논술 비중 30%가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다.
고려대가 본고사형 논술을 보려고 한다는데, 자연계라면 수학 과학의 원리를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인문계인 그로서는 기존에 해 오던 논술을 좀더 심도있게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섰다.
연세대에 지망하면 논술을 안 보니 아쉽지만 면접 대비를 해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괜찮다.
한 달 만에 논술 대비?
그런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자.
지금부터 시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자신감을 가지자.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