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오바마 시대… 다시 주목받는 유대인
영국인 아일랜드인 프랑스인 그리고 유대인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비행기가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이들은 "누구라도 살아남으면 죽은 사람의 묘를 찾아 200파운드씩 내놓기로 하자"고 약속했다.

결국 비행기는 추락하고 영국인이 사망했다.

살아 남은 세 사람은 약속대로 영국인의 묘를 찾았다.

먼저 아일랜드인이 묘를 찾아 200파운드를 내놓았으며 프랑스인도 200파운드를 놓고 갔다.

마지막으로 묘지에 나타난 사람은 유대인이었다.

그는 현금 대신 자신이 발행한 600파운드짜리 개인수표를 놓더니 거스름돈으로 400파운드를 들고 사라져 버렸다.

이 우스개는 유대인을 비꼬는 이야기다.

그러나 유대인이 이재(理財)에 밝고 상술에 능하다는 사실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얘기다.

미국 경제계도 사실상 유대인이 움직이고 있다.

오바마 정권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티모시 가이트너를 비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렌스 서머스와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장 등이 모두 유대인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폴 그루그먼 컬럼비아대 교수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그리고 앨런 그린스펀 등 미국 경제의 거두들이 모두 유대인이다.

기독교 이외에 다른 종교가 존재할 수 없었던 유럽에서 살아 남은 유일한 이교도가 유대인이다.

기독교도는 그들을 저주받은 민족으로 간주하면서 핍박과 경멸의 대상으로 여겼다.

유대인들의 분리 거주구역인 게토(ghetto)도 이 같은 뜻을 담고 있다.

유럽 각국은 주기적으로 자기 나라에 들어와 있는 유대인들을 추방하곤했는데 바로 이 때문에 유대인들은 땅과 같은 부동산이 아니라 언제든 휴대할 수 있는 화폐와 귀금속으로 재산을 보유해왔다.

기독교는 또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금지했는데 유대인들이 이 일을 대신하면서 금융전문가들이 되어갔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서양 경제의 근간을 이뤘던 농업과 수공업 분야에서 철저히 소외당했다.

정규적인 상인 조합 '길더'에 가입할 수 없었으며 토지의 소유와 경작도 금지당했다.

오로지 천한 것으로 인식됐던 고물상이나 행상, 고리대금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

고리대금업을 하다 보니 점차 금융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들은 이런 핍박에도 불구하고 1948년 독립국가인 이스라엘을 세웠으며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민족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아인슈타인을 비롯 과학계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의 30% 이상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유대인의 장점은 흔히 탈무드에서 비롯된다고들 한다.

탈무드식 교육 방법이 오늘날의 유대인을 키웠다.

탈무드식 교육 방법은 다름 아닌 고전 읽기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