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10년 입시안에도 내신 성적이 포함된 학생부 성적을 50% 반영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학교에서 평가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교 성취도를 입학전형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시 컨설팅 결과를 내놓았다.

내신등급제가 학교 친구 간 무한 경쟁을 유발하고,좋은 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자퇴를 하게 되는 등 문제가 많음에도 여전히 내신이 대입의 중요한 요소로 남게 됐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꾀부리지 않고 학교에 열심히 다니며,수능과 관련 없는 과목이라도 열심히 듣는 사람이 높은 내신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수능점수 몇 점 높은 사람을 뽑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은 참다운 교육과 거리가 멀다"고 내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생부 내신 성적을 학생의 학교생활,수업에 대한 성실성,근면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 입장은 다르다.

충주고 2학년 김정민군은 "학생부 내신은 학생의 다양한 모습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며 "입시 위주 고교 교육의 현실에서 학생부에 적혀 있는 교사의 평가를 참고해 학생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현실을 너무나 모르는 발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 정규 시험은 사고력,창의력을 요하는 문제가 아닌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범위를 암기해서 푸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시간은 소홀히 하고 졸면서,시험 기간이 되면 내신 관리 학원으로 가고 인터넷 강의 수강으로 반짝 공부하는 학생이 오히려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다가 대학에서 원하는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행한 학생'을 비웃 듯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보다 참고서에 더 비중을 두고 수업하고 있다.

수행평가도 쪽지시험,암기시험으로 대체되는 편이다.

학습 태도를 반영해야 하는 태도 점수조차 성적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또한 각종 경시 대회 준비를 구실삼아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이 출결 기록에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대학 경쟁력 강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우수한 학생들이다.

대학은 학생들의 잠재 능력이 화사하게 꽃 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내신 지표를 기준으로 우수한 학생을 얼마나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현철 생글기자(충주고 2년) forgod03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