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가' 변별력 높아 상위권 학생도 부담
[Economic News] 2009학년도 대입 수능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3일 전국 996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은 언어영역이 평이한 반면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에서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출제돼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응시자는 1교시 언어영역을 기준으로 전체 지원자 58만 8839명 가운데 결시자 2만 9091명을 뺀 55만8949명이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안태인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수리 가형'이 너무 쉬웠다는 평가가 있어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게 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1교시 언어영역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했고 외국어(영어)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특목고 학생들이 높은 점수대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어려운 문항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 언어영역―작년 수준으로 평이

언어영역은 작년 수준으로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비문학 부문이 다소 까다로워 상위권과 중하위권을 가를 전망이다.

듣기 쓰기 어휘·어법 등은 논리적인 사고를 평가하는 문제들이 출제돼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읽기 지문도 '님의 침묵'(한용운) '박씨전'(고전산문) 등 낯익은 지문들이 상당수 나왔다.

반면 비문학 부문은 공룡 화석발자국 그림을 보여주고 해석하는 문제 등 까다로운 문제들이 많았다.

임병욱 인창고 국어 교사는 "문학 지문으로는 김광규의 '나뭇잎 하나',김승옥의 '역사(力士)' 등이 약간 낯설었고 비문학은 교과서 밖에서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기 때문에 1등급 커트라인은 90~91점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쉬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어영역―듣기 읽기등 새로운 문제 유형 많아져

외국어영역 역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듣기 평가에서는 '여자가 사용할 그래프 고르기' '지불금액 고르기' 등 다양한 유형이 나온 데다 말소리가 빨라지고 혼동을 줄 수 있는 발음이 많아 혼란을 겪은 수험생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읽기에서도 지문이 길게 출제되고 어휘 수준이 다소 높아져 중하위권 학생들은 어려움을 느꼈다.

상위권도 평소 접하지 못한 문제 유형이 나와 당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진영성 비상에듀 평가이사는 "빈칸 어휘 문제는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향에 따라 어렵게 출제됐다"며 "어렵게 출제된 지난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문일고 김혜남군은 "소재가 과학 음악 경제 등 전보다 훨씬 다양해졌고 장문 독해는 보통 지문의 양보다 2배 정도 길어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리영역―난이도 작년보다 높아져

수리영역은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수능 체제가 지난해 '등급제'에서 올해부터 다시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등 '점수제'로 환원됨에 따라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비교적 쉬웠던 '가형'은 올해 어렵게 출제했다고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설명했다.

'나형'도 가형보다는 쉬웠지만 지문이 길고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돼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수리 가형에서는 몇 개의 관계식을 통합적으로 정리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2문항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도 어려움을 느꼈다.

유병화 비타에듀 평가이사는 "수리영역에서 중위권 학생들은 매우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반포고 김경민군은 "심화미적분 문제가 어려웠다"며 학생들끼리 쉬는 시간에 가채점을 해봤는데 다들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정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redael@hankyung.net

성선화 한국경제신문 기자 doo@hankyung.net


― 지난해 등급제에서 올해 점수제로 성적 표기 방식이 바뀌어 수능의 영향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1, 2학년 생글이 여러분들도 미리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