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노벨상, 우리에겐 '그림의 떡'인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명 전원 일본인,화학상 수상자에서도 일본인 1명'이라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올해 각 분야 노벨상 소식은 우리에게 또다시 좌절감을 안겼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받은 노벨상은 2000년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화 발전과 대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한 것이 유일하다.

노벨 평화상은 그나마도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삼성이 소니를 따라잡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산업 기술은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웬일인지 정통 분야에서 노벨상 소식은 감감하기만 하다.

2008년 세계경제포럼이 지난 8일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는 13위를 차지했다.

세계의 주요 산업현장과 기업을 둘러보면 여기저기서 한국인들의 뛰어난 두뇌와 실력에 모두들 놀라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노벨상과는 왜 인연이 없는 것일까?

일본은 지금까지 총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 최고를 달리고 있다.

이 중 물리학상 7명,화학상 5명,생리의학상 1명 등 13명이 이공계에서 나왔다.

영국 독일 미국과 함께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에 탄탄한 학문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본인의 유명한 장인 정신은 학계에서도 십분 발휘되는데 2002년 대졸 학력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회사원 다나카 고이치가 바로 전형적인 경우다.

거창한 학위 없이도 한 분야를 파고 들어 일가를 이루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일본 사회라는 말이다.

다나카 고이치는 회사 연구실에 박혀있는 것외엔 대외 활동조차 거의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조차 "그 사람이 누군데"라고 반문할 정도였다고 한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 중 한명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68) 교토산업대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해외여행 경험이 한 번도 없고 여권조차 만든 적이 없는 사람이다.

스스로 노벨상 수상식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물리학상을 받을 정도로 학문적 깊이를 자랑한다.

일본 내에서 활동하는 것 만으로도 물리학 연구에서 신기원을 이룰 정도로 업적을 쌓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일본 국내의 학문적 깊이가 곧바로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잘 말해준다.

학문적 깊이와 실력은 역시 한·일 축구시합과는 다른 모양이다.

축구에서는 일본과 어깨를 겨룰지 모르지만 학문에서는 멀고 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자인할 수밖에 없다.

고희석 한국경제신문 인턴(한국외대 4학년) sanochi103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