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자유민주주의 초석놓은 자랑스런 건국의 역사
현행 교과서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의 60년 역사는 전혀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된다.

북한을 배제한 채 남한만의 단독선거로 이뤄진 불완전한 건국,군부정권을 통해 이룩한 경제성장,산업화로 극심해진 사회 불평등….

다시 말해 지난 60년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극복해야 하는 오류의 역사로 서술돼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역사적 사실 관계로 보나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에서나 대한민국의 근·현대 기간은 결코 실패의 역사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자랑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성공의 역사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일궈낸 모범국가라는 게 국제 사회의 한결같은 평가이다.

여기에 다른 견해를 갖는 세력은 한국을 지금도 '미제의 앞잡이'라고 비난하는 북한밖에 없다.

⊙ 자유 민주주의를 선택하다

돌이켜 보면 해방 후 한국사회는 근대화된 민주국가로 자리 잡을 만한 자본,자원,교육 체제 그 어느 것도 갖추지 못한 극빈 상태에 있었다.

공산주의가 세계의 반을 집어삼킬 만큼 대단한 위세로 밀려오고 있었고,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우파세력 등 지도층은 사분오열돼 새 국가를 건국할 수조차 있을지 안개 속에 갇혀 있었을 정도였다.

그런 혼란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한 길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였다.

공산주의를 기치로 한반도를 넘보던 소련의 영향으로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선 것과 정반대 선택을 했던 것이다.

이번에 좌편향이라고 지적된 교과서들은 '일제를 대신한 미국의 식민지배 결과다' '남북통일을 이룩지 못했으므로 불완전한 국가다' '자주국가의 정통성이 없다'라며 당시 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물론 남북 통일이 되지 않은 불완전한 건국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나마 남쪽 지역을 공산세력으로부터 지켜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를 세운 것은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 선진국 벤치 마킹이 성공 열쇠

건국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은 지대한 것이었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체만 바뀐 식민지배라는 시각은 왜곡의 도를 넘어선 것이다.

헌법과 사회제도,경제체제 등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은 미국 등 선진국의 제도를 따온 것이었고 그 후 대한민국이 성취한 번영은 전후 국제정세를 자유민주주의로 재편한 선두국이었던 미국과 손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소련 주도의 공산주의 체제에 편입했던 북한, 그리고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나섰던 이집트,인도,유고슬라비아 등 비동맹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종전과 함께 생겨난 신생국가들 중 대한민국처럼 시민 민주주의를 견고하게 확립한 나라는 별로 없다.

물론 민주화의 길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채택해 제도적 민주주의를 갖추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넘어지고 미끄러지길 반복했다.

⊙ 가난하면서 민주화된 나라 없다

지도자들은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독재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에 저항하는 민주화세력은 탄압당했다.

대한민국에 실질적 민주주의가 성립되는 시기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얻어낸 6·29 선언으로 이는 장기간에 걸친 민주화 투쟁의 결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는 경제성장을 통해 형성된 두터운 중산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비록 박정희 정권의 장기 집권으로 한동안 정치후진국으로 평가되기도 했지만 대한민국은 태생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고 시장경제로 나아갔다.

가난하면서 민주화된 나라는 없다.

경제의 성취가 우리를 민주주의로 이끌어 왔던 것이다.

⊙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가난을 벗어났다는 것이지 아직 풍요롭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런 과제는 우리 학생들의 몫이다.

많은 문제가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지옥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인생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삶을 부정하거나 자살할 수 없듯이 지금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한국의 체제 전체를 오류로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문제는 하나씩 고치고 발전시켜 나가자.

김영주 한국경제 인턴(한국외대 4년) cocom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