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TESAT 나온다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김파라' 과장은 요즘 진열대에 가득 쌓인 바나나를 얼마나 할인해서 팔아야 할지 고민이다.

수일 전 수입 업체로부터 대량으로 구입했으나 예상과 달리 잘 팔리지 않아 대폭 할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바나나는 보관하기가 힘들어 며칠 더 지나면 아예 검게 변해 버린다.

바나나를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한 다발에 1000원이다.

'500원에 팔아볼까? 혹시 하나도 안 팔리면 그냥 버려야 하니 100원에라도 처분할까. 요즘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가 올라 주부들이 지갑을 점점 닫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김 과장 머리에는 바나나 판매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일반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김 과장처럼 자기 스스로 업무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사는 일, 파는 일, 거래 상대를 선정하는 일 등등.

중요한 결정은 물론 임원이나 사장이 하지만 바나나 판매 가격 같은 작은 결정은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들이 직접 내려야 한다.

어떤 직원이 판단을 잘 할 수 있을까.

두 말할 필요 없이 경제 마인드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경제원리를 이해하고 시장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없고 그래서 기업체들도 신입사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생글생글을 만드는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는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국내 처음으로 '경제 이해력 검증 시험'(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을 오는 11월 내놓는다.

100분 동안 객관식 5지선다형 80문제(300점 만점)를 푸는 시험이다.

말하자면 경제 분야의 토플이나 토익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이해력이 높은 사람은 사회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또 생산성이 높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경제 원리를 아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만들어내는 성공과 성취의 차이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테샛은 기업체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경제를 공부한 학생들도 도전해 볼 만하다.

출제 분야는 경제이론 기초, 시사경제 이해, 경제상황 판단 등 5개 분야이며 서울대 이승훈, 연세대 정갑영 교수 등 국내 최고의 경제학자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들이 출제한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시험 계획이 발표되자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