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보충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시험에 내도 되나요?
"보충수업 때 나갔던 진도 범위도 포함해서 중간고사에 출제합니다."

교과 선생님의 말씀에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듣지 않았던 일부 학생들이 깜짝 놀란다.

이런 일은 일부 고등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고등학교에서 방학 중 보충수업 기간에 정규 교과목 진도를 나간다.

그리고 꿋꿋이 자신의 방학 계획에 따라 학교를 떠나간 학생들은 '죄인'이 된다.

수업을 듣지 못한 범위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당당히 따질 수 없다.

선생님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억울하면 보충수업을 들었어야지'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보충수업의 정의는 '정규학습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수업'이다.

하지만 방학 중 보충수업이 정규수업의 연장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실상에 대해 경남외고 2학년 장현제 군은 "보충수업 안 들은 입장에서 기분 별로죠. 그렇다고 보충을 듣자니 자기가 보강하려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못하니까…,정말 비효율적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경상남도 교육청 유승규 장학사는 "방학 중 수업에서는 정규교과 과정 외의 보충,심화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충수업 중에 정규교과 진도를 나가는 것은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므로 원칙대로 시정되어야 하죠"라며 교육청의 입장을 밝혔다.

보충수업은 단어 그대로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

방학 동안 스스로 수립한 계획과 목표에 맞춰 취약 과목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학교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된다.

또,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진도 나가기에 바쁜 수업 때문에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도 안 된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지 않고 진도만 나가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기초를 보강하지 않고 억지로 공사를 강행해 만든 건물이 쉽게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학생들이 보충을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무작정 교과 진도를 나가기보다 취약한 과목을 보강해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정규수업의 연장인 보충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진짜' 보충수업만 남기를 바란다.

이지원 생글기자(경남외고 2년) prp00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