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흔히 말한다.
나태하거나 편안해지려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금메달을 목표로 땀을 흘렸다고 털어 놓는다.
나태해지려는 자신의 몸을 마음(mind)이 다스렸다는 말이다.
인간은 과연 마음과 몸이 별개이며 마음이 육체를 지배할 수 있는가?
선수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마음과 몸(Mind and Body)의 관계는 철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물론 아직까지 합의된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마음과 육체는 별개의 것이라는 이원론(Dualism)과 마음과 육체는 하나라는 일원론(Monism)으로 대별된다.
이원론에 따르면 마음은 몸과 구분되는 독특한 속성과 양식을 갖는 실체이다.
반면 일원론에 의하면 마음은 독립적인 실체가 아니라 뇌 물질의 작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다.
소화기관인 위장이나 간이 각각 소화 활동을 하고 해독 작용을 하는 것처럼 뇌의 뉴런이라는 세포가 나름의 독특한 활동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물이 마음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어디 있느냐에 대한 견해도 변화했다.
고대 사람들은 가슴에 있다고 보았으나 데카르트 이후에는 뇌 속에 있다고 본다.
⊙ 데카르트,몸과 마음은 별개다
동양에서는 마음과 몸을 각각 신(神)과 형(形)이라고 규정한다.
기(氣)가 뭉쳐서 몸의 재료를 만들고,이렇게 구성되어 내부에서 발생하는 반성적 사고력이 마음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동양에서 마음은 몸과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생명력에 수반된 기능이다.
마음과 몸을 각각 독립된 실체로 간주하지 않았고 마음과 몸의 상호 연관성에 의심을 품지 않았던 것이다.
말하자면 동양에서는 아예 이원론을 상정하지 않았던 셈이다.
불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하여 마음이 몸을 포함한 만물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고대로부터 마음과 몸을 분리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플라톤에 의하면 영혼은 신체와 완전히 다른 것이고(이원론) 참된 인간이며,육체는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몸은 영혼을 위한 수레이자 영혼의 감옥이었다.
중세 기독교도 사고가 비슷했다.
몸은 영혼에 비해 열등하고 구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무거운 짐으로 간주했다.
17세기 들어 데카르트는 당시 발전을 거듭하던 자연과학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독립된 실체라고 정의한다.
실체란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존재하는 것은 '사유하는 것'과 '공간을 차지하는 것', 즉 마음과 물질이라는 두 실체로 나누어진다.
마음은 주체적,능동적으로 활동하지만 물질은 기계적 인과 법칙에 따른다.
데카르트는 물질과 정신의 이원론에 따라 인간 역시 '생각하는 주관으로서의 마음과 물질적 대상으로서의 몸'을 가진 이원적 존재로 파악했다.
⊙ 마음은 어디에 있나
이원론·일원론의 구분 기준인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견해도 크게 바뀌었다.
데카르트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마음은 심장에 있으며 머리는 심장에서 데워진 피나 체액을 식히는 냉각 장치로 여겼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프랑스 페루 등의 선사 유적지에서는 최근 두개골이 밖에서 안으로 구멍이 뚫린 것들이 발견되는데 이는 간질 두통 정신병 등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들은 최근까지도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두개골을 뚫는 관습이 남아 있었다.
데카르트가 살던 17세기는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주장하는 등 자연과학이 크게 발전한 시기였다.
데카르트는 몸이 기계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보면서 동시에 뇌가 마음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송과선이라는 작은 부위를 통해 마음과 몸이 상호 작용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송과선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그 후 골상학의 발전으로 마음은 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뇌는 1980년대 뇌영상 기법의 도입으로 본격 연구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인간 유전자 지도인 게놈의 발견으로 뇌에 대한 연구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이은희 에듀한경 연구위원
bpark@hankyung.com
나태하거나 편안해지려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금메달을 목표로 땀을 흘렸다고 털어 놓는다.
나태해지려는 자신의 몸을 마음(mind)이 다스렸다는 말이다.
인간은 과연 마음과 몸이 별개이며 마음이 육체를 지배할 수 있는가?
선수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마음과 몸(Mind and Body)의 관계는 철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물론 아직까지 합의된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마음과 육체는 별개의 것이라는 이원론(Dualism)과 마음과 육체는 하나라는 일원론(Monism)으로 대별된다.
이원론에 따르면 마음은 몸과 구분되는 독특한 속성과 양식을 갖는 실체이다.
반면 일원론에 의하면 마음은 독립적인 실체가 아니라 뇌 물질의 작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다.
소화기관인 위장이나 간이 각각 소화 활동을 하고 해독 작용을 하는 것처럼 뇌의 뉴런이라는 세포가 나름의 독특한 활동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물이 마음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어디 있느냐에 대한 견해도 변화했다.
고대 사람들은 가슴에 있다고 보았으나 데카르트 이후에는 뇌 속에 있다고 본다.
⊙ 데카르트,몸과 마음은 별개다
동양에서는 마음과 몸을 각각 신(神)과 형(形)이라고 규정한다.
기(氣)가 뭉쳐서 몸의 재료를 만들고,이렇게 구성되어 내부에서 발생하는 반성적 사고력이 마음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동양에서 마음은 몸과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생명력에 수반된 기능이다.
마음과 몸을 각각 독립된 실체로 간주하지 않았고 마음과 몸의 상호 연관성에 의심을 품지 않았던 것이다.
말하자면 동양에서는 아예 이원론을 상정하지 않았던 셈이다.
불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하여 마음이 몸을 포함한 만물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고대로부터 마음과 몸을 분리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플라톤에 의하면 영혼은 신체와 완전히 다른 것이고(이원론) 참된 인간이며,육체는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몸은 영혼을 위한 수레이자 영혼의 감옥이었다.
중세 기독교도 사고가 비슷했다.
몸은 영혼에 비해 열등하고 구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무거운 짐으로 간주했다.
17세기 들어 데카르트는 당시 발전을 거듭하던 자연과학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독립된 실체라고 정의한다.
실체란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존재하는 것은 '사유하는 것'과 '공간을 차지하는 것', 즉 마음과 물질이라는 두 실체로 나누어진다.
마음은 주체적,능동적으로 활동하지만 물질은 기계적 인과 법칙에 따른다.
데카르트는 물질과 정신의 이원론에 따라 인간 역시 '생각하는 주관으로서의 마음과 물질적 대상으로서의 몸'을 가진 이원적 존재로 파악했다.
⊙ 마음은 어디에 있나
이원론·일원론의 구분 기준인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 견해도 크게 바뀌었다.
데카르트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마음은 심장에 있으며 머리는 심장에서 데워진 피나 체액을 식히는 냉각 장치로 여겼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프랑스 페루 등의 선사 유적지에서는 최근 두개골이 밖에서 안으로 구멍이 뚫린 것들이 발견되는데 이는 간질 두통 정신병 등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들은 최근까지도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두개골을 뚫는 관습이 남아 있었다.
데카르트가 살던 17세기는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주장하는 등 자연과학이 크게 발전한 시기였다.
데카르트는 몸이 기계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보면서 동시에 뇌가 마음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송과선이라는 작은 부위를 통해 마음과 몸이 상호 작용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송과선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그 후 골상학의 발전으로 마음은 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뇌는 1980년대 뇌영상 기법의 도입으로 본격 연구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인간 유전자 지도인 게놈의 발견으로 뇌에 대한 연구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이은희 에듀한경 연구위원
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