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서 오역과 과장 지적을 받아온 부분들에 대해 지난 12일 밤 공식 사과했다.

이로써 전국을 광우병 공포에 몰아넣었던 PD수첩을 둘러싼 논쟁이 일단락 된 듯하다.

하지만 광우병 괴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학생들 사이에선 PD수첩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

인명여고 백승리양은 MBC의 사과 방송은 당연한 결과라며 "특정 의도를 가진 왜곡된 정보를 방송한 것은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지난 4월29일과 5월13일 방송된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충격을 받고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같은 학교 김혜원양은 "외부의 강압에 의한 사과"라며 여전히 PD수첩의 보도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공식 사과에 대해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쇠고기만 보면 PD수첩의 '다우너 소' 영상이 떠오른다는 같은 학교 이슬기양은 "PD수첩의 보도를 신뢰했는데 이제 와서 거짓이라고 하니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고 배신감마저 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사저널이 작년에 실시한 '매체 영향력 조사'에 의하면 KBS와 MBC가 각각 59.2%, 31.3%를 차지하며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의 학생들은 보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는 허위와 과장된 내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다.

지난 5월19일 언론중재위원회의 정정 및 반론 요청을 시작으로,방송통신심의위와 검찰이 잇따라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의도적으로 왜곡·과장 편집되었다'고 발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측은 그동안 시간을 끌며 버텨온 게 사실이다.

결국 지난 7월13일 서울남부지법은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10일 안에 방송되는 PD수첩 첫머리에 '정정 및 반론 보도문'이라는 제목을 달고 정정 보도 내용을 진행자가 낭독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MBC 노조는 법원의 판결을 무시할 뿐 아니라 MBC의 이번 사과 방송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자리 보전을 위한 경영진의 정치적 타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일여고 Y양은 "법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는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그 충격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보도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해 PD수첩을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우리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 진정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동미 생글기자(인명여고 2년) lwkm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