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건국 60년…간난을 헤쳐나온 피와 땀의 역사
"우리가 새 국가를 건설하는 이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이 정부를 국민들이 자기들을 위하여 자기들 손으로 세운 자기들의 정부임을 깊이 각오하는 것입니다. (중략)

가장 중대한 것은 국민의 충성심과 책임감과 굳센 결심입니다.

이것을 신뢰하는 우리로서는 어떤 어려운 일에도 주저하지 않고 장애를 극복해가며 이 정부가 끝까지 변함없이 민주주의에 모범적인 정부임을 세계에 표명되도록 매진할 것을 선언합니다. "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행한 연설문 내용 중 일부다.

이달 15일은 대한민국(The Republic of Korea) 건국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부는 건국 60돌을 맞아 '큰 울림 한강축제' 등 각종 행사를 치를 계획이며 시민단체들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언론들도 6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기사들을 게재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는 성공의 역사다.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없앴고 해방 후 한국을 종전의 왕조체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한 것만도 큰 성과다.

민주공화국 체제를 굳건하게 만든 것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에 대해 "한국인이 봉건체제의 한 부속물에 불과한 신민이 아니라 사회적 능력을 배양하여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주권적 주체로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근대적 개념의 국민으로 태어난 전대미문의 혁명적 사건"으로 평가한다.

세계 역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놀라운 경제성장과 민주화도 성취했다.

1950년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한 나라가 지난해 2만달러를 넘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1950년 당시 우리 국민소득의 2배였던 가나는 현재 602달러로 3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며,아르헨티나의 경우 우리 국민소득의 7배나 되는 경제 선진국이었으나 지난해 5458달러로 우리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개발도상 국가들은 한국의 성장 모델을 배우기 위해 자국 엘리트들을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가장 가난한 대열에 서 있던 나라가 이제 어엿한 성공 국가로 국제사회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도 "한국의 놀라운 경제발전을 제외한다면 20세기 역사는 없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시장경제를 믿는 국민적 토대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에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캐슬린 스티븐스(한국명 심은경)는 미국 의회 청문회 자리에서 "한국의 놀랄 만한 성공은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정작 대한민국 건국일이 언제인지 잘 모른다.

이날 이승만 대통령이 한 연설의 취지도 알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독립선언서는 배웠으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건국 과정이 어떠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60년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알아보자.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연설도 한번 읽어 보자.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