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TV방송 공정성 위기?
일반 시민들이 촛불 시위에 나서도록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MBC TV의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4월29일 방송이 왜곡 과장 보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공영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MBC 측은 당시 방송은 과장 왜곡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정부의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당시 PD수첩 보도는 사실을 교묘하게 과장 왜곡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쇠고기 광우병과 관련해 지금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지한 1997년 이후 미국에서 인간 광우병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려 죽는 소는 1년에 3마리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MBC PD수첩은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외면한 채 국민건강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왜곡 과장 보도했다.

크로이츠펠 아콥병(CJD)으로 사망한 여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동물 학대를 고발하기 위해 동물보호단체가 촬영한 주저앉는 소를 시청자들이 광우병에 걸린 소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는 "TV 영상물은 여러 장면이 겹쳐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속성이 있다"면서 "문제의 PD수첩은 사실과 주장,진행자의 말 실수 오역 등이 섞여 전체적으로 광우병에 대한 공포와 선동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MBC PD수첩의 방송 중에서 허위 왜곡된 부분을 시정 보도하라고 권고했으나 PD수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MBC의 PD수첩처럼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꿰맞춰 나가는 보도를 탐사보도 또는 PD저널리즘(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함)이라고 한다.

지난 수십년간 국내외 TV 방송들은 탐사보도의 비중을 크게 늘려 왔다.

그러나 PD저널리즘은 제한된 취재시간 내에 주제를 뒷받침할 증거(사실)를 찾지 못할 경우 사실을 왜곡할 위험성이 항상 뒤따른다.

정치적인 사건을 취재할 경우 어느 한 편의 주장을 더 비중있게 다루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실제 2004년 국회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발의하자 KBS MBC는 탄핵 반대 여론에 더 무게를 두며 보도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방송의 공정성 논란은 최근 촛불 시위와 관련한 보도에서도 지적되고 있다.

KBS와 MBC는 공중파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공영방송이다.

이들 공영방송은 신문 등 다른 언론과 달리 공정보도 기준을 특히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