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조5645억원 발행 사상최대…하락장서 인기
증시가 강세를 보인다거나, 반대로 맥을 못추고 떨어질 때 그에 맞춰 관련 금융상품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상승장에서는 그 오름세에 맞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 이를테면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금융상품이 인기를 끈다.
반면 증시가 하락세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수익성보다는 원금 보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 주목받게 된다.
또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ELS(주가연계증권)가 바로 이러한 하락장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특히 최근 증시가 좀처럼 기를 못펴다 보니 ELS에 대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3조5645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인 대신 예금상품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ELS는 국내에 도입된 지 5년째로 접어들면서 대표적인 증권 관련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주는 ELS에 대해 알아보자.
⊙ 하락장에서 남다른 ELS의 인기
ELS(Equity index Linked Securities)는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2003년 증권거래법 시행령에 따라 처음 상품화했다.
ELS는 통상 은행 예금처럼 안정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예금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준다는 점 때문에 시판 이후 꾸준히 인기를 모아왔다.
ELS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섞어 설계된다.
이를 통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언제까지 주가가 몇 %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몇 %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이다.
만기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정도다.
하지만 조건만 충족되면 만기가 되기 전에 수익과 함께 원금을 환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한화증권은 이달 초 '한화 스마트 주가연계증권(ELS) 42호'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LG화학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들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여부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만기가 6개월이지만 상품 발매 3개월 후 삼성전자와 LG화학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ELS 판매일 당시 이들 종목 주가)보다 10% 이상 하락하지만 않았다면 19%의 수익과 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10% 이상 하락해 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만기인 6개월후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기준가 대비 30% 이상 떨어지지만 않은 상태라면 원금과 9%의 수익을 지급받는다.
물론 이 상품의 위험성은 있다.
두 종목 중 하나라도 6개월 후 주가가 기준가보다 30% 이상 떨어진 상태라면 원금 손실로 이어진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더라도 수익을 지급받는다는 측면에서 약세장에서 매력적인 면이 있다.
이같이 '주가가 특정 수준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보장'해주는 ELS 상품 형태를 '스텝다운'형이라고 부른다.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스텝다운형 ELS가 특히 인기를 끈다.
아래는 이달초 메리츠증권에서 판매한 스텝다운형 ELS 상품 기사다.
"메리츠ELS 118회는 삼성화재와 포스코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만기 1년에 연 20.0%의 수익을 추구하는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다.
6개월마다 조기상환 평가를 하며 이때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의 95%(3개월),90%(6개월),85%(9개월),80%(12개월) 이상인 경우 연 20.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조기상환되지 않아도 기초자산이 장중가 포함 최초 기준주가의 7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과 20.0%(1년)의 수익을 지급하며 만기 상환된다. "
앞서 언급한 한화증권 ELS와 비슷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신문 기사에 나오는 ELS기사가 다소 난해하거나 헷갈릴 수 있지만 위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상품을 파악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주가가 너무 오르면 손해본다
ELS는 이 밖에 여러 조건의 상품이 있다.
스텝다운형과 함께 '녹아웃(knock-out)형'도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녹아웃이란 지수가 만기 전 한 번이라도 목표 지수에 도달하면 향후 주가변동과 관계없이 애초 제시한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만약 주가가 목표지수를 초과해 지나치게 올라 버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한 증권사가 녹아웃형으로 판매한 ELS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스피200지수가 만기 때까지 15% 이내로 상승하면 최고 연 10.49%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만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15% 이상 오른다면 무조건 연 5.0%로 결정토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가입 이후 만기 때까지 지수가 아무리 많이 오르더라도 향후 만기 때 5%의 이자만 받는다.
일부 상품은 지수가 기준 수준을 초과 상승할 경우 만기 수익률이 1%로 고정되는 ELS도 있다.
금리상승을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이 나는 ELS도 있다. 쌍방향 ELS가 그런 경우다.
지난해 판매된 한 쌍방향 ELS펀드의 경우 만기 시 코스피200지수가 기준가보다 상승할 경우 연 12.0%의 수익률을 지급하며,반대로 지수가 하락해도 연 4.0%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내용이다.
물론 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 원금만 돌려준다.
이런 상품은 주로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으며,향후 주가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ELS는 같은 유형의 상품이라도 이익실현 설계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기자 kgb@hankyung.com
증시가 강세를 보인다거나, 반대로 맥을 못추고 떨어질 때 그에 맞춰 관련 금융상품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상승장에서는 그 오름세에 맞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 이를테면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금융상품이 인기를 끈다.
반면 증시가 하락세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수익성보다는 원금 보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 주목받게 된다.
또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ELS(주가연계증권)가 바로 이러한 하락장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특히 최근 증시가 좀처럼 기를 못펴다 보니 ELS에 대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3조5645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인 대신 예금상품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ELS는 국내에 도입된 지 5년째로 접어들면서 대표적인 증권 관련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주는 ELS에 대해 알아보자.
⊙ 하락장에서 남다른 ELS의 인기
ELS(Equity index Linked Securities)는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2003년 증권거래법 시행령에 따라 처음 상품화했다.
ELS는 통상 은행 예금처럼 안정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예금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준다는 점 때문에 시판 이후 꾸준히 인기를 모아왔다.
ELS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섞어 설계된다.
이를 통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언제까지 주가가 몇 %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몇 %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이다.
만기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정도다.
하지만 조건만 충족되면 만기가 되기 전에 수익과 함께 원금을 환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한화증권은 이달 초 '한화 스마트 주가연계증권(ELS) 42호'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LG화학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들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여부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만기가 6개월이지만 상품 발매 3개월 후 삼성전자와 LG화학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ELS 판매일 당시 이들 종목 주가)보다 10% 이상 하락하지만 않았다면 19%의 수익과 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때 10% 이상 하락해 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만기인 6개월후 이들 종목의 주가가 기준가 대비 30% 이상 떨어지지만 않은 상태라면 원금과 9%의 수익을 지급받는다.
물론 이 상품의 위험성은 있다.
두 종목 중 하나라도 6개월 후 주가가 기준가보다 30% 이상 떨어진 상태라면 원금 손실로 이어진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더라도 수익을 지급받는다는 측면에서 약세장에서 매력적인 면이 있다.
이같이 '주가가 특정 수준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보장'해주는 ELS 상품 형태를 '스텝다운'형이라고 부른다.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스텝다운형 ELS가 특히 인기를 끈다.
아래는 이달초 메리츠증권에서 판매한 스텝다운형 ELS 상품 기사다.
"메리츠ELS 118회는 삼성화재와 포스코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만기 1년에 연 20.0%의 수익을 추구하는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다.
6개월마다 조기상환 평가를 하며 이때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의 95%(3개월),90%(6개월),85%(9개월),80%(12개월) 이상인 경우 연 20.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된다.
조기상환되지 않아도 기초자산이 장중가 포함 최초 기준주가의 7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과 20.0%(1년)의 수익을 지급하며 만기 상환된다. "
앞서 언급한 한화증권 ELS와 비슷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신문 기사에 나오는 ELS기사가 다소 난해하거나 헷갈릴 수 있지만 위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상품을 파악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주가가 너무 오르면 손해본다
ELS는 이 밖에 여러 조건의 상품이 있다.
스텝다운형과 함께 '녹아웃(knock-out)형'도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녹아웃이란 지수가 만기 전 한 번이라도 목표 지수에 도달하면 향후 주가변동과 관계없이 애초 제시한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만약 주가가 목표지수를 초과해 지나치게 올라 버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한 증권사가 녹아웃형으로 판매한 ELS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스피200지수가 만기 때까지 15% 이내로 상승하면 최고 연 10.49%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만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15% 이상 오른다면 무조건 연 5.0%로 결정토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가입 이후 만기 때까지 지수가 아무리 많이 오르더라도 향후 만기 때 5%의 이자만 받는다.
일부 상품은 지수가 기준 수준을 초과 상승할 경우 만기 수익률이 1%로 고정되는 ELS도 있다.
금리상승을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이 나는 ELS도 있다. 쌍방향 ELS가 그런 경우다.
지난해 판매된 한 쌍방향 ELS펀드의 경우 만기 시 코스피200지수가 기준가보다 상승할 경우 연 12.0%의 수익률을 지급하며,반대로 지수가 하락해도 연 4.0%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내용이다.
물론 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 원금만 돌려준다.
이런 상품은 주로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으며,향후 주가 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ELS는 같은 유형의 상품이라도 이익실현 설계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