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후부터 생산량 줄어들 수도
석유가 생활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59년 드레이크가 처음으로 유정을 뚫어 원유를 대량으로 추출하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는 샘물처럼 유정에서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피부병 치료약 등으로 이용했을 뿐 별로 이용가치가 없었다.
석유가 없을 때는 불을 밝히는 등불의 원료로 고래기름을 주로 사용했다.
고래기름은 석유가 사용되기 직전인 1855년 당시 지금 화폐가치로 배럴당 2000달러를 넘을 만큼 고가였다.
고래는 식용은 물론 등화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포경업은 국가 주요 산업의 하나였다.
그러나 석유가 개발돼 등화용으로 사용되자 고래기름 가격은 급락했고 포경업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석유가 150년 전 개발 당시에는 고래를 보호하는 일등공신이었던 셈이다.
정제업의 발전으로 석유는 등화용에 이어 운송용으로 본격 사용되었다.
석유에서 분류된 휘발유 경유 등이 내연기관을 움직이는 연료로 사용되면서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운송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석유를 확보한 연합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는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으로 플라스틱 나일론 등이 개발되면서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 허버트 석유고갈론 제시
석유 고갈 시기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지리학자 M 킹 허버트다.
그는 석유를 퍼 올리는 유정이 평균 30년의 유효기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 연도별 유전발견 통계를 바탕으로 연도별 생산량 통계를 추측했다.
그는 1956년 당시 미국 48개주의 유정통계를 활용해 미국의 석유생산량의 최고점이 석유가 가장 많이 발견된 1938년보다 30년 늦은 1970년일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이후 많은 학자들은 허버트의 곡선을 바탕으로 전 세계 석유 생산량 최고시기를 전망하고 있다.
지리학자이자 석유 메이저인 셸의 부사장을 지낸 캠벨 ODAC(석유고갈분석센터) 사장은 2000년 ASPO(석유 및 가스 생산량 최고점 연구단체)를 창립한 후 정기적으로 석유고갈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그는 세계 석유 생산량이 2007~2010년께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세계의 석유 생산량이 앞으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캠벨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구물리학자인 프랑스의 장 라에레르는 이보다 늦은 2010~2020년에 석유 생산량이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고, 석유회사 토탈은 더 늦은 2020~2030년에 생산 최고점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의 에너지부(DOE)는 시나리오별로 2026~2047년에, 피터 R 오델은 2060년 이후에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가장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석유생산량 감소 시기에 대해 이처럼 전문가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총매장량과 회수율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는 재래식(보통) 석유와 모래에 섞여 있는 샌드오일, 물보다 무거운 중질유 등 비재래식(저급석유)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재래식 석유는 정제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채굴가치가 없는 비재래식 석유는 매장량 추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부 중질유는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정제 후 얻는 에너지보다 더 많이 들어가 채굴가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채굴 깊이를 해저 3000m까지로 보느냐 3500m로 보느냐에 따라 총매장량이 달라질 수 있다.
총매장량은 측정시점의 기술적,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은 2조5000억배럴에서 3조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총매장량 외에 회수율도 석유생산량 감소 시기를 예측하는 데 변수로 작용한다.
이달석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캠벨과 미국 에너지부의 석유 생산량 최고점 전망에 차이가 나는 것은 총매장량 전망은 같지만 기술활용도에 대한 견해 차이로 회수율이 각각 30%, 50%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유가 언제부터 고갈 국면에 들어설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해외 전문기관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체로 20~30년 후부터 생산량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 곳곳에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사용돼 앞으로 석유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산업별로 태양열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
생각의 가지치기
- 석유가격은 얼마나 오를까. 친구들과 예측치를 비교하고 토론해보자
- 가장 각광받을 대체에너지기술은 무엇일까?
-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늘려야 하나 현재수준이 적당한가
- 에너지문제는 단순히 기우일까 아니면 가장 심각한 인류 현안의 하나일까
- 우리나라의 석유회사를 조사해 보자. 외국의 파트너 석유회사는?
그 이전에는 샘물처럼 유정에서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피부병 치료약 등으로 이용했을 뿐 별로 이용가치가 없었다.
석유가 없을 때는 불을 밝히는 등불의 원료로 고래기름을 주로 사용했다.
고래기름은 석유가 사용되기 직전인 1855년 당시 지금 화폐가치로 배럴당 2000달러를 넘을 만큼 고가였다.
고래는 식용은 물론 등화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포경업은 국가 주요 산업의 하나였다.
그러나 석유가 개발돼 등화용으로 사용되자 고래기름 가격은 급락했고 포경업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석유가 150년 전 개발 당시에는 고래를 보호하는 일등공신이었던 셈이다.
정제업의 발전으로 석유는 등화용에 이어 운송용으로 본격 사용되었다.
석유에서 분류된 휘발유 경유 등이 내연기관을 움직이는 연료로 사용되면서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운송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석유를 확보한 연합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는 석유화학산업의 발전으로 플라스틱 나일론 등이 개발되면서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 허버트 석유고갈론 제시
석유 고갈 시기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지리학자 M 킹 허버트다.
그는 석유를 퍼 올리는 유정이 평균 30년의 유효기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 연도별 유전발견 통계를 바탕으로 연도별 생산량 통계를 추측했다.
그는 1956년 당시 미국 48개주의 유정통계를 활용해 미국의 석유생산량의 최고점이 석유가 가장 많이 발견된 1938년보다 30년 늦은 1970년일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이후 많은 학자들은 허버트의 곡선을 바탕으로 전 세계 석유 생산량 최고시기를 전망하고 있다.
지리학자이자 석유 메이저인 셸의 부사장을 지낸 캠벨 ODAC(석유고갈분석센터) 사장은 2000년 ASPO(석유 및 가스 생산량 최고점 연구단체)를 창립한 후 정기적으로 석유고갈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그는 세계 석유 생산량이 2007~2010년께부터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세계의 석유 생산량이 앞으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캠벨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구물리학자인 프랑스의 장 라에레르는 이보다 늦은 2010~2020년에 석유 생산량이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고, 석유회사 토탈은 더 늦은 2020~2030년에 생산 최고점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의 에너지부(DOE)는 시나리오별로 2026~2047년에, 피터 R 오델은 2060년 이후에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가장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석유생산량 감소 시기에 대해 이처럼 전문가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총매장량과 회수율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는 재래식(보통) 석유와 모래에 섞여 있는 샌드오일, 물보다 무거운 중질유 등 비재래식(저급석유)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재래식 석유는 정제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채굴가치가 없는 비재래식 석유는 매장량 추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부 중질유는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정제 후 얻는 에너지보다 더 많이 들어가 채굴가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채굴 깊이를 해저 3000m까지로 보느냐 3500m로 보느냐에 따라 총매장량이 달라질 수 있다.
총매장량은 측정시점의 기술적,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은 2조5000억배럴에서 3조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총매장량 외에 회수율도 석유생산량 감소 시기를 예측하는 데 변수로 작용한다.
이달석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캠벨과 미국 에너지부의 석유 생산량 최고점 전망에 차이가 나는 것은 총매장량 전망은 같지만 기술활용도에 대한 견해 차이로 회수율이 각각 30%, 50%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유가 언제부터 고갈 국면에 들어설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해외 전문기관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체로 20~30년 후부터 생산량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 곳곳에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사용돼 앞으로 석유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산업별로 태양열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
생각의 가지치기
- 석유가격은 얼마나 오를까. 친구들과 예측치를 비교하고 토론해보자
- 가장 각광받을 대체에너지기술은 무엇일까?
-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늘려야 하나 현재수준이 적당한가
- 에너지문제는 단순히 기우일까 아니면 가장 심각한 인류 현안의 하나일까
- 우리나라의 석유회사를 조사해 보자. 외국의 파트너 석유회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