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68혁명은 후대에 빚만 남겨줬다"
68혁명 지지자들은 이 혁명이 권위적이고 동맥경화에 걸린 프랑스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들에게 낙태할 권리를 주는 등 인간 자유와 복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지금 프랑스의 젊은이들도 68혁명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랑스 청년들은 68혁명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손실을 입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년 동안의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인해 실업률이 8%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고학력 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재능이 뛰어난 엘리트들은 미국으로 유학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프랑스 제품의 경쟁력 또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06년에 파리 시내에서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도 일자리를 늘려 달라는 생존의 외침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젊은이들의 게으른 습성이나 정직하고 성실하지 못한 점, 기업의 부패 등이 68혁명의 유산"이라면서 "이로 말미암아 자본주의의 도덕적 가치가 파괴돼버렸다"고 말한다.

일간 렉스프레스의 편집장인 크리스토프 바르비에는 "68세대들은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세대는 그 후에 너무나 많은 것을 허비했다.

이제 그 후대가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1968년 당시 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철학자 글룩스만은 "1968년 5월은 우리가 파묻어야 할 역사적 유물"이라며 "중대한 사회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좌파는 아직도 자아도취에 빠져있다"며 68혁명과의 단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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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대통령 "68상징 추상명사 버리고 동사를 쓰자"

[Cover Story] "68혁명은 후대에 빚만 남겨줬다"
68혁명 세대 프랑스 지식인들은 추상명사를 즐겨 애용했다.

철학자 들뢰즈의 경우 위대한 철학자는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철학자들이라고 했으며 미셸 푸코는 그의 저서 '말과 사물'에서 추상적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르디외란 사회학자는 '문화자본'이란 추상 명사를 통해 지식계급의 개념적 기초를 세웠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 대통령인 사르코지(사진)는 추상명사를 쓰지않는다.

그가 쓰는 용어는 주로 동사들이다.

그는 프랑스를 '생각하는 나라'에서 벗어나 '일하는 나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하며 68혁명 세대가 사용하는 추상명사적 개념적 전통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그가 취임직후 외교정책을 밝힌 18쪽짜리 연설문에는 전임자들이 즐겨 사용했던 번영이나 위엄과 같은 추상명사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어학자인 다몽 마야프르 니스대 교수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나(Je)'였고,다음이 동사였다고 설명했다.

그가 대선 캠페인 당시 내걸었던 슬로건 '더 일하고 더 벌자'도 부사와 동사로만 이뤄졌다는 것이 언어학자의 분석이다.

이러한 그의 언어 구사는 프랑스의 개념주의적 어법에 대해 새로운 이정표를 낳으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