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 투자는 누가 진득하게 인내심을 갖고 버티느냐가 관건

[Make Money] 장외 주식은 어떻게 사고 팔지?
유망한 주식을 남보다 먼저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다.

이 공모주를 배정받는 게 유망 주식을 선점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문제는 유망한 주식일수록 경쟁률이 치열해 원하는 만큼 주식을 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장외주식시장을 활용하면 된다.

장외주식은 IPO 요건에 해당되지 않거나 아직 상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이다.

이들 주식을 미리 사놨다가 상장되면 통상 상장 프리미엄이 붙어 주가가 뛰게 마련이다.

특히 올해는 1조원이 넘는 대형 IPO가 수십 개나 쏟아질 것으로 보여 일찌감치 장외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평가차익이 불어나는 기쁨을 맛볼 것으로 예상된다.

⊙ 장외주식, 어떻게 거래하나

장외주식을 사려면 우선 증권사 주식거래 계좌부터 만들어야 한다.

통일주권이 발행된 종목을 거래하려면 자신의 주식계좌가 필요하다.

통일주권은 증권예탁원에 예탁할 수 있고 주식계좌 간 위탁거래가 가능한 주권이다.

일반 주식거래는 경제신문이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투자 대상 종목에 대한 정보를 알아본 뒤 인터넷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손쉽게 할 수 있다.

경제신문 산업면 금융면 등에선 장외주식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세한 종목별 시세를 확인하려면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대표적인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로는 △주주동호회가 활성화돼 있는 38커뮤니케이션(www.38.co.kr) △대형증권사 임원 출신이 운영하는 프리스닥(www.presdaq.co.kr) △중년 세대에게 널리 알려진 제이스톡(www.jstock.com) △한동안 침체됐다가 최근 활성화된 피스톡(www.pstock.co.kr)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면 사고 싶은 종목을 고를 수 있다.

또 적정 매수가격도 결정할 수 있다.

이제 그 주식을 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당사자끼리 직접 거래할 수도 있고 중개업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직접거래는 자칫 주식을 제때 넘겨받지 못하거나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약간의 수수료를 내고 중개업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거래'나 '중개업체 활용'방식을 통해 거래에 합의했다면 주식을 넘겨받고 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통일주권이 발행된 종목인지 여부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통일주권이 발행된 경우엔 거래가 상대적으로 쉽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같은 증권사 계좌를 가진 경우라면 HTS로 해당 주식을 이체할 수 있다.

다른 증권사 계좌라면 매도자가 증권사 창구에 가서 대체출고를 요청해 매수자 계좌로 주식을 넣어야 한다.

통일주권이 없는 경우엔 해당 회사에 주식 명의개서를 신청해야 한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만나서 명의개서를 직접 신청할 수도 있지만 중개업체에 명의개서 대행을 의뢰하는 게 편리하다.

중개업체는 매수자의 신분증 사본과 매도자의 신분증 사본 및 인감증명서를 팩스로 받아 해당 회사에 우편으로 명의개서를 신청한다.

신청을 받은 회사는 다시 우편으로 명의개서 결과를 담은 주식보관증을 중개업체에 보낸다.

매수자는 중개업체로부터 이 주식보관증을 넘겨 받으면 된다.

⊙ 장외주식, 어떤 종목이 있나

장외주식 투자는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비해 기업정보가 제한되고 투자 종목 선별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좋은 종목을 잡을 경우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장외주식 시장에선 어떤 종목이 거래되고 있을까.

삼성SDS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10월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지난달까지 23% 넘게 급락했지만 삼성SDS는 9%나 올랐다.

이처럼 하락장에서 더욱 빛난 장외주식은 또 있다.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프리스닥에 따르면 자본금 100억원 이상 거래상위 20개 종목 중 18개가 지난해 10월31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오세미테크는 이 기간 8350원에서 1만300원으로 23.4%나 올라 지수대비 47.2%포인트 초과 수익을 거뒀다.

동양생명도 지난 설연휴 직후 IPO를 위한 주관사를 선정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같은 기간 14.8% 올랐다.

보광훼미리마트 삼성네트웍스 금호생명 미래에셋생명 등도 지수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탔다.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기업들도 선전했다.

거래상위 20개 종목 중에서도 단 2개를 제외한 18개가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냈다.

자본금 1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100억원 미만인 경우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장외주식 돋보이는 이유는

우선 올해 대기업 계열사들의 잇단 상장으로 상장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달 말 SK C&C가 상장예비심사를 제출한 데 이어 LG파워콤의 연내 상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롯데그룹의 롯데건설,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건설 등도 IPO를 준비 중이다.

위아나 LG이노텍 STX엔파코 금호렌트카 진로 금호생명 동양생명 등도 연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상장을 목적으로 외부감사인 지정을 받은 곳만 192개에 이른다.

또한 '비상장'이라는 할인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적정 가치보다 크게 낮은 점도 주가가 견조했던 이유다.

이미 상장된 같은 업종 기업보다 30∼40%씩 주가가 낮은 편이어서 더 빠질 게 없다는 얘기다.

바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얘기하는 '안전 마진'이 확보된 주식이라는 설명이다.

장외주식 투자는 누가 진득하게 인내심을 갖고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기업 내용을 잘 파악한 뒤 중장기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