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떨어지면 원화가치 상승→수출상품가격상승
→가격경쟁력 약화→수출 줄고 경제 성장 둔화
환율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환율에 대해 알지 못하면 결코 세계인이 될 수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공부해보자.
환율이란 어떤 나라의 돈과 외국 돈의 교환 비율로 외국 돈과 한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을 말한다.
원·달러 환율은 우리 돈인 원화와 미국 돈인 달러화의 교환 비율이며 원·엔 환율은 원화와 일본 돈인 엔화의 교환 비율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외국 돈을 표시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 테면 '1달러당 950원' 혹은 '₩/1$=950원'으로 표시한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고 내리는데 환율이 하락했다는 말은 그 나라 통화의 대외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 된다.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 돈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 올라갔다는 말이다.
달러당 1000원에서 900원이 되었다면 전에는 1000원을 주어야 1달러를 바꿀 수 있는데 이제는 900원만 주면 된다는 얘기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물건 값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외국 돈에 대한 수요는 외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내에 금융 자산에 투자할 때는 외국 돈이 국내에 공급된다.
이 때문에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 자본 이동 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게 된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원화가치는 어떻게 되고 수출은 어떻게 될까.
현재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1달러당 950원 선이다.
2006년 1000원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전에는 1달러를 사려면 1000원을 주었는데 지금은 950원만 주면 된다는 말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올라간 셈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상품을 외국에 수출할 경우 외국 돈으로 표시된 수출 상품의 가격이 올라간다.
2006년에 100달러짜리 휴대폰을 팔았다면 원화로 1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 판다면 9만5000원밖에 받지 못한다.
수익을 맞추기 위해 휴대폰 값을 올리면 외국 소비자들이 국내 기업들의 상품 구매를 꺼리게 돼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나 고용 사정도 악화된다.
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 하락만큼 수입 상품값이 떨어지고 자연스레 국내에서 외국 수입품의 소비가 늘어나 무역 수지가 악화된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 유학이나 관광은 훨씬 쉬어진다.
한 해에 유학비로 1만달러를 보내는 가정에선 달러환율이 1000원일 경우 1000만원을 외국에 송금해야 했으나 이제는 950만원만 보내도 돼 50만원의 여윳돈이 생기게 되는 꼴이다.
물론 한국인들의 외국 관광도 수월하게 된다.
수입 상품만 아니라 수입 원자재값도 하락시켜 국내 물가가 내려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외국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에는 원리금 상환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그렇지만 관광이나 해외 유학으로 나가는 돈이 늘고 수출로 들어오는 돈이 줄게 되면 국내 살림은 당연히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하면 경제 성장에는 '빨간 불'이 켜지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는 따라서 기업들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각종 수출 진흥책을 마련하고 환율을 조정해 경제를 안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쓴다면 시중에 원화가 풀려나가면서 자칫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이 외에 환율이 낮아지면 정부에서 외환위기에 대비해 축적한 보유 달러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국가가 저장한 돈이 그만큼 손실을 본다.
더욱이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타격은 심할 수밖에 없다.
각국 정부가 환율 정책을 국가의 주요 경제정책으로 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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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원자재 값에도 영향…가치 떨어지면 원유·금·옥수수 등은 급등
달러화 가치 약세는 세계 원자재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3일 유로화와 달러화의 교환 비율은 한때 1.5275달러까지 올랐다.
1유로를 사려면 1.5275달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최고치였다.
거꾸로 말하면 달러가치가 유로화에 대비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같다.
그런데 유가 움직임은 그 반대였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3.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과 백금, 구리도 신기록을 세웠고 쌀 콩 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ABN암로의 그레그 앤더슨 통화전략가는“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유가와 달러 가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은 96%에 달했다”고 설명했다.(통화전략가란 주요국의 화폐가치를 분석하면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전문가를 말한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기름 값이 오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선 달러 약세는 달러로 된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등에 투자했던 금융 자산을 빼내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게 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상품 투자다.
특히 희소성과 내구성을 갖고 있어 장기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과 백금 등 귀금속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까지 원자재 투자에 나서면서 상품값의 변동성은 더 심해졌다.
다른 이유도 있다.
원유와 금속 등 국제 원자재값은 대부분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이 때문에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는 상품값이 상대적으로 싸진다.
같은 상품을 예전보다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상품 투자는 늘어난다.
물론 이런 투자가 늘어나면서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원유를 수출하는 산유국 처지에서도 달러 약세는 유가 인상의 원인이 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예전과 같은 가격으로 팔았을 때 들어오는 돈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다.
달러로 표시된 판매금액을 다른 통화로 환산해보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꺼리며 최근 유가의 고공행진을 방치해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진 만큼 가격을 올려 벌충한다는 생각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달러에는 악재다.
미국은 경기를 살리고 서브 프라임 문제로 발생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중에 돈이 풀려나가면 달러 가치는 다시 떨어진다.
돈도 상품과 같이 공급이 늘어나면 가치가 떨어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 조치를 발표할 때마다 원자재값이 올랐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가격경쟁력 약화→수출 줄고 경제 성장 둔화
환율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환율에 대해 알지 못하면 결코 세계인이 될 수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공부해보자.
환율이란 어떤 나라의 돈과 외국 돈의 교환 비율로 외국 돈과 한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을 말한다.
원·달러 환율은 우리 돈인 원화와 미국 돈인 달러화의 교환 비율이며 원·엔 환율은 원화와 일본 돈인 엔화의 교환 비율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외국 돈을 표시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를 테면 '1달러당 950원' 혹은 '₩/1$=950원'으로 표시한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고 내리는데 환율이 하락했다는 말은 그 나라 통화의 대외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 된다.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 돈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 올라갔다는 말이다.
달러당 1000원에서 900원이 되었다면 전에는 1000원을 주어야 1달러를 바꿀 수 있는데 이제는 900원만 주면 된다는 얘기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물건 값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외국 돈에 대한 수요는 외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반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내에 금융 자산에 투자할 때는 외국 돈이 국내에 공급된다.
이 때문에 환율은 상품의 수출입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지, 자본 이동 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게 된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원화가치는 어떻게 되고 수출은 어떻게 될까.
현재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1달러당 950원 선이다.
2006년 1000원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전에는 1달러를 사려면 1000원을 주었는데 지금은 950원만 주면 된다는 말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올라간 셈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상품을 외국에 수출할 경우 외국 돈으로 표시된 수출 상품의 가격이 올라간다.
2006년에 100달러짜리 휴대폰을 팔았다면 원화로 1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 판다면 9만5000원밖에 받지 못한다.
수익을 맞추기 위해 휴대폰 값을 올리면 외국 소비자들이 국내 기업들의 상품 구매를 꺼리게 돼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나 고용 사정도 악화된다.
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 하락만큼 수입 상품값이 떨어지고 자연스레 국내에서 외국 수입품의 소비가 늘어나 무역 수지가 악화된다.
환율 하락의 효과는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 유학이나 관광은 훨씬 쉬어진다.
한 해에 유학비로 1만달러를 보내는 가정에선 달러환율이 1000원일 경우 1000만원을 외국에 송금해야 했으나 이제는 950만원만 보내도 돼 50만원의 여윳돈이 생기게 되는 꼴이다.
물론 한국인들의 외국 관광도 수월하게 된다.
수입 상품만 아니라 수입 원자재값도 하락시켜 국내 물가가 내려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외국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에는 원리금 상환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그렇지만 관광이나 해외 유학으로 나가는 돈이 늘고 수출로 들어오는 돈이 줄게 되면 국내 살림은 당연히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하면 경제 성장에는 '빨간 불'이 켜지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는 따라서 기업들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각종 수출 진흥책을 마련하고 환율을 조정해 경제를 안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쓴다면 시중에 원화가 풀려나가면서 자칫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이 외에 환율이 낮아지면 정부에서 외환위기에 대비해 축적한 보유 달러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국가가 저장한 돈이 그만큼 손실을 본다.
더욱이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타격은 심할 수밖에 없다.
각국 정부가 환율 정책을 국가의 주요 경제정책으로 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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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원자재 값에도 영향…가치 떨어지면 원유·금·옥수수 등은 급등
달러화 가치 약세는 세계 원자재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3일 유로화와 달러화의 교환 비율은 한때 1.5275달러까지 올랐다.
1유로를 사려면 1.5275달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최고치였다.
거꾸로 말하면 달러가치가 유로화에 대비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같다.
그런데 유가 움직임은 그 반대였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3.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과 백금, 구리도 신기록을 세웠고 쌀 콩 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ABN암로의 그레그 앤더슨 통화전략가는“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유가와 달러 가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은 96%에 달했다”고 설명했다.(통화전략가란 주요국의 화폐가치를 분석하면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전문가를 말한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기름 값이 오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선 달러 약세는 달러로 된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등에 투자했던 금융 자산을 빼내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게 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상품 투자다.
특히 희소성과 내구성을 갖고 있어 장기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과 백금 등 귀금속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까지 원자재 투자에 나서면서 상품값의 변동성은 더 심해졌다.
다른 이유도 있다.
원유와 금속 등 국제 원자재값은 대부분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이 때문에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는 상품값이 상대적으로 싸진다.
같은 상품을 예전보다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상품 투자는 늘어난다.
물론 이런 투자가 늘어나면서 가격은 다시 올라간다.
원유를 수출하는 산유국 처지에서도 달러 약세는 유가 인상의 원인이 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예전과 같은 가격으로 팔았을 때 들어오는 돈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진다.
달러로 표시된 판매금액을 다른 통화로 환산해보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꺼리며 최근 유가의 고공행진을 방치해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진 만큼 가격을 올려 벌충한다는 생각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달러에는 악재다.
미국은 경기를 살리고 서브 프라임 문제로 발생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중에 돈이 풀려나가면 달러 가치는 다시 떨어진다.
돈도 상품과 같이 공급이 늘어나면 가치가 떨어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 조치를 발표할 때마다 원자재값이 올랐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