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75년 카렌 앤 퀸란은 다이어트 중 음주로 뇌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됐다.
카렌의 부모는 딸이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도록 인공호흡기 제거를 요청했으나 담당의사와 병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뉴저지주 대법원은 가망 없는 카렌에게 인공호흡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카렌은 정작 호흡기를 떼고도 식물인간 상태에서 9년을 더 살다가 1985년 폐렴으로 사망했다.
[#2] 테리 윌리스는 1984년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됐지만 테리의 부모는 아들의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무려 19년이 지난 2003년 테리는 갑자기 눈을 떴고,간호하던 어머니에게 "Mom!"이라고 부르며 기적같이 회생했다.
[#3] '죽음의 의사'(Dr. Death)로 불리는 의사 잭 케보키언은 1990년 미시건주에서 자살기계인 '머시트론'(Mercitron, 자비기계)을 고안,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고 희망자를 모집해 9년간 130여명의 자살을 도왔다.
이로 인해 케보키언은 네 차례 기소됐지만 무죄나 재판 무효로 석방됐다.
그러다 케보키언은 1998년 루게릭병 말기환자의 자살을 돕는 장면을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뒤 CBS방송의 '60 Minites'에 제공해 방영케 했다.
마침내 2급 살인죄로 기소돼 10~25년의 징역형을 받아 수감 중이다.
[#4]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은 말기 간암 환자(당시 68세)의 산소호흡기를 떼 안락사시킨 의사 박 모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씨는 환자가 호흡기로도 하루를 못 넘길 상태였고, 평소 품위 있는 죽음을 자주 언급한 터라 환자 딸의 동의를 얻어 안락사시켰으나 아들에 의해 살인혐의로 고소당했다.
[#5] 프랑스 철학자 앙드레 고르는 불치병으로 고통받던 아내 도린과 함께 84세이던 지난해 부부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고르는 죽기 1년 전 출판한 'D(도린)에게 보낸 편지'에서 "함께 살아온 지 쉰 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써 프랑스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위 장면들은 세계적으로 안락사 논쟁을 일으킨 사건들과 최근 국내에서 보도된 뉴스다.
[#1]의 퀸란 사건은 '죽을 권리'를 첫 인정한 사례로,생명 옹호론과 환자의 자율적 선택권 옹호론 간의 충돌이었다.
[#2]의 테리 윌리스 사건은 의사의 진단이 100% 정확할 수 없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보상금을 노린 남편의 안락사 요구로 비극적 생을 마감한 테리 시아보 사건과 대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3]의 케보키언 사건은 의사 도움에 의한 자의적·적극적 안락사라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환자의 죽을 권리, 의사조력자살은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4]는 국내에서 환자가족의 동의 아래 종종 이뤄지는 경우여서 역시 논란여지가 많다.
반면 [#5]의 고르 부부의 죽음은 동반자살임에도 아름다운 순애보로 받아들여진다.
이렇듯 안락사 논란은 정답이 없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k@hankyung.com
카렌의 부모는 딸이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도록 인공호흡기 제거를 요청했으나 담당의사와 병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뉴저지주 대법원은 가망 없는 카렌에게 인공호흡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카렌은 정작 호흡기를 떼고도 식물인간 상태에서 9년을 더 살다가 1985년 폐렴으로 사망했다.
[#2] 테리 윌리스는 1984년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됐지만 테리의 부모는 아들의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무려 19년이 지난 2003년 테리는 갑자기 눈을 떴고,간호하던 어머니에게 "Mom!"이라고 부르며 기적같이 회생했다.
[#3] '죽음의 의사'(Dr. Death)로 불리는 의사 잭 케보키언은 1990년 미시건주에서 자살기계인 '머시트론'(Mercitron, 자비기계)을 고안,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고 희망자를 모집해 9년간 130여명의 자살을 도왔다.
이로 인해 케보키언은 네 차례 기소됐지만 무죄나 재판 무효로 석방됐다.
그러다 케보키언은 1998년 루게릭병 말기환자의 자살을 돕는 장면을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뒤 CBS방송의 '60 Minites'에 제공해 방영케 했다.
마침내 2급 살인죄로 기소돼 10~25년의 징역형을 받아 수감 중이다.
[#4]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은 말기 간암 환자(당시 68세)의 산소호흡기를 떼 안락사시킨 의사 박 모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씨는 환자가 호흡기로도 하루를 못 넘길 상태였고, 평소 품위 있는 죽음을 자주 언급한 터라 환자 딸의 동의를 얻어 안락사시켰으나 아들에 의해 살인혐의로 고소당했다.
[#5] 프랑스 철학자 앙드레 고르는 불치병으로 고통받던 아내 도린과 함께 84세이던 지난해 부부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고르는 죽기 1년 전 출판한 'D(도린)에게 보낸 편지'에서 "함께 살아온 지 쉰 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써 프랑스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위 장면들은 세계적으로 안락사 논쟁을 일으킨 사건들과 최근 국내에서 보도된 뉴스다.
[#1]의 퀸란 사건은 '죽을 권리'를 첫 인정한 사례로,생명 옹호론과 환자의 자율적 선택권 옹호론 간의 충돌이었다.
[#2]의 테리 윌리스 사건은 의사의 진단이 100% 정확할 수 없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보상금을 노린 남편의 안락사 요구로 비극적 생을 마감한 테리 시아보 사건과 대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3]의 케보키언 사건은 의사 도움에 의한 자의적·적극적 안락사라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환자의 죽을 권리, 의사조력자살은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4]는 국내에서 환자가족의 동의 아래 종종 이뤄지는 경우여서 역시 논란여지가 많다.
반면 [#5]의 고르 부부의 죽음은 동반자살임에도 아름다운 순애보로 받아들여진다.
이렇듯 안락사 논란은 정답이 없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