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브릭스(Brics)'라는 용어는 미국의 증권회사 골드만삭스가 2003년에 처음 쓰기 시작한 말이다.
국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 브릭스 4개국은 1990년대 말부터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신흥경제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모두 한국을 제치기도 했다.
전 세계 GDP 순위에서 한국은 2005년 12위에서 지난해 13위로 한 계단 떨어진 반면,러시아가 2005년 14위에서 지난해 11위를 기록하며 한국을 제치기 시작한 것.
이 밖에 중국(4위) 브라질(10위) 인도(12위) 등은 200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제 규모에서 한국보다 우위를 유지했다.
이들 국가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영토와 인구,풍부한 지하자원 등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도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브릭스 국가들은 내년도 경제 전망도 밝다.
세계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엄청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일본의 유력 경제 주간지인 다이아몬드지 최신호(12월15일자)는 '브릭스 경제 전망' 특집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긴 하지만 브릭스 4개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득 증가→소비 확대→생산 증가'의 경기 선순환을 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이아몬드지가 분석한 내년도 브릭스 국가의 경제 및 증시 전망을 소개한다.
⊙ 중국
경제 성장의 중심 축이 수출에서 내수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 성장 속도는 예상을 앞지르고 있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고급 차와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연안 지역과 대도시에 한정됐던 소득 증가가 내륙 지역과 지방 도시,농촌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를 떠받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그 같은 변화를 이끈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이었다.
중국은 외자 유치를 통한 수출 주도 경제성장 전략을 바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통한 소득 격차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건 인플레이션이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5%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변수는 아니다.
다만 지난해 지나치게 가팔랐던 주가 상승은 '거품'이란 지적도 많다.
중국 정부는 거품 붕괴에 의한 주가 폭락을 막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해결책은 풍부한 유동성의 배출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금지된 개인들의 해외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인도
미국 경제의 둔화에 따른 악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나라 중 하나다.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서다.
성장을 견인하는 IT(정보기술) 산업의 주요 고객이 미국이기 때문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미국이 비용 절감에 나설수록 인도의 IT 서비스 관련 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당면한 걱정은 루피화 강세다.
영세 수출가공기업들은 타격이 만만치 않다.
루피화 강세는 인도 경제 성장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친 통화 가치 상승은 경제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경제의 성장 전망은 밝다.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요 기업의 수익성이 약 30%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걸 보면 현재 주가가 그리 높은 것도 아니다.
물론 인도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계속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숙련된 인재의 공급 문제와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미비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브라질
물가 안정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장 큰 호재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정책금리는 연 19.75%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안정됐다.
현재 정책금리는 연 11.25%.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동차나 주택 등 내구소비재를 사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내수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브라질은 철광석,석유,대두 등 자원 수출국이다.
최근 자원 가격 급등은 브라질 경제를 윤택하게 만들었다.
개인들의 소득 증가에 따라 LCD TV 등 고가 상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내수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브라질 경제를 좌우할 변수는 금리 동향이다.
마쓰다 쇼헤이 HSBC투신 사장은 "현재 연 7% 수준인 실질금리가 조금만 내려가도 소비는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최고 연 2500%의 인플레를 경험했던 브라질은 금리 인하에 신중하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내년 중엔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 러시아
원유 가격 급등이 산유국인 러시아 경제를 단번에 호전시켰다.
국민소득이 올라가 소비가 늘고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증시의 주가 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다.
쇼헤이 사장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불확실성 탓에 러시아 주가는 올해 별로 오르지 못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내수 확대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엔 외국인 투자 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향후 관건은 자원 가격이다.
국제 유가 등 자원 가격이 급락하면 지금까지의 호순환 경기는 역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를 유지하는 한 러시아 경제의 급격한 후퇴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다만 통화가치 상승과 인플레는 걱정이다.
루블화는 중앙은행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계속 올라 수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0.5~11.0%에 달할 전망이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기자 jran@hankyung.com
국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 브릭스 4개국은 1990년대 말부터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신흥경제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모두 한국을 제치기도 했다.
전 세계 GDP 순위에서 한국은 2005년 12위에서 지난해 13위로 한 계단 떨어진 반면,러시아가 2005년 14위에서 지난해 11위를 기록하며 한국을 제치기 시작한 것.
이 밖에 중국(4위) 브라질(10위) 인도(12위) 등은 200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제 규모에서 한국보다 우위를 유지했다.
이들 국가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영토와 인구,풍부한 지하자원 등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들도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브릭스 국가들은 내년도 경제 전망도 밝다.
세계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엄청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일본의 유력 경제 주간지인 다이아몬드지 최신호(12월15일자)는 '브릭스 경제 전망' 특집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긴 하지만 브릭스 4개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득 증가→소비 확대→생산 증가'의 경기 선순환을 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이아몬드지가 분석한 내년도 브릭스 국가의 경제 및 증시 전망을 소개한다.
⊙ 중국
경제 성장의 중심 축이 수출에서 내수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 성장 속도는 예상을 앞지르고 있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고급 차와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연안 지역과 대도시에 한정됐던 소득 증가가 내륙 지역과 지방 도시,농촌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를 떠받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그 같은 변화를 이끈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이었다.
중국은 외자 유치를 통한 수출 주도 경제성장 전략을 바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통한 소득 격차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건 인플레이션이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5%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변수는 아니다.
다만 지난해 지나치게 가팔랐던 주가 상승은 '거품'이란 지적도 많다.
중국 정부는 거품 붕괴에 의한 주가 폭락을 막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해결책은 풍부한 유동성의 배출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금지된 개인들의 해외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인도
미국 경제의 둔화에 따른 악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나라 중 하나다.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서다.
성장을 견인하는 IT(정보기술) 산업의 주요 고객이 미국이기 때문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미국이 비용 절감에 나설수록 인도의 IT 서비스 관련 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당면한 걱정은 루피화 강세다.
영세 수출가공기업들은 타격이 만만치 않다.
루피화 강세는 인도 경제 성장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친 통화 가치 상승은 경제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경제의 성장 전망은 밝다.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요 기업의 수익성이 약 30%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걸 보면 현재 주가가 그리 높은 것도 아니다.
물론 인도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려면 계속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숙련된 인재의 공급 문제와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미비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브라질
물가 안정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장 큰 호재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정책금리는 연 19.75%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안정됐다.
현재 정책금리는 연 11.25%.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동차나 주택 등 내구소비재를 사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내수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브라질은 철광석,석유,대두 등 자원 수출국이다.
최근 자원 가격 급등은 브라질 경제를 윤택하게 만들었다.
개인들의 소득 증가에 따라 LCD TV 등 고가 상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내수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브라질 경제를 좌우할 변수는 금리 동향이다.
마쓰다 쇼헤이 HSBC투신 사장은 "현재 연 7% 수준인 실질금리가 조금만 내려가도 소비는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최고 연 2500%의 인플레를 경험했던 브라질은 금리 인하에 신중하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내년 중엔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 러시아
원유 가격 급등이 산유국인 러시아 경제를 단번에 호전시켰다.
국민소득이 올라가 소비가 늘고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증시의 주가 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다.
쇼헤이 사장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불확실성 탓에 러시아 주가는 올해 별로 오르지 못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내수 확대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엔 외국인 투자 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향후 관건은 자원 가격이다.
국제 유가 등 자원 가격이 급락하면 지금까지의 호순환 경기는 역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를 유지하는 한 러시아 경제의 급격한 후퇴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다만 통화가치 상승과 인플레는 걱정이다.
루블화는 중앙은행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계속 올라 수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0.5~11.0%에 달할 전망이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