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기업의 사회공헌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우리는 더 큰 자동차를 타면서도 공기는 좋기를 바라고 더 청결한 생활을 원하면서도 강물이 깨끗하기를 바란다.

휴가는 더 오래 즐기고 싶으면서 임금도 높았으면 한다.

이런 상충적 희망 사이에서 우리는 갈등한다.

농약도 그런 주제다.

농약을 금지하자는 '구호'가 요란했지만 실상 대안은 별로 없었다.

농약을 없앴다가는 자칫 값싸고 싱싱한-언제나 이것이 문제다-채소가 우리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한 중소기업이 블루오션을 찾아냈다.

최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세실은 천적 곤충을 생산해 농작물과 숲의 해충을 제거하는 무공해 생물방제 업체.

이 기업이 주목받는 것은 농업도 첨단산업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정부나 환경·소비자단체들이 이루지 못한 '농약 해방'을 어쩌면 이 회사가 실현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혁신하는 기업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은 이윤 극대화가 목표이지만 기업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준다.

지난 호에 설명했듯이 이기적 동기가 결과적으로 강력한 이타적 행동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한 푼이라도 더 이익을 내기 위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고객 만족과 높은 품질,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데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기업일수록 시장에서 강력한 보상(높은 이윤)을 얻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한다.

역사적으로 중대한 변혁은 경제적 토대에 의해 결정됐다.

노예해방,여성해방도 경제성장과 기술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적 토대는 인권·자유·민주주의와 같은 정신적 가치까지 충족시키는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가난한 나라 치고 국민 인권 존중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가 있을까.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가장 능률적인 조직을 고안해냈다.

바로 기업이다.

기업의 이익 극대화라는 단일 목표가 여러 면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문명의 편리함도 바로 기업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동차,컴퓨터,휴대폰,가전제품,의복,주택…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생산활동이 활발한 나라일수록 국민생활은 윤택해진다.

그렇다면 기업의 진정한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더 나은 제품,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다.

기업은 또한 일자리와 세금 납부로 기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부수 효과까지 유발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기업의 사회공헌을 '기부금 많이 내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의 이익을 '소비자에게서 빼앗아 간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반(反)기업 정서는 기업에 대한 무지나 잘못된 기업관에서 비롯됐다.

기업이 기부를 많이 할 때 박수 치지 말고,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서비스를 더 싼 가격에 공급할 때 박수를 쳐주자.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