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자비' '덕',즉 '네 이웃을 사랑하라'로 요약되는 이타심은 종교의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대가가 없어도 헌혈을 하고,불우이웃을 돕고,자원봉사에 나선다.
해마다 연말 구세군 냄비에 거액의 수표를 넣고 사라지는 익명의 독지가도 있다.
심지어 타인을 구하려다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들까지 있다.
부모님의 20여년에 걸친 헌신적인 자녀 양육은 우리가 매일 보면서 느끼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타적 행동이다.
이타적 행위란 '자기를 희생하면서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종교에서 이타심을 강조하는 것은 실증적(왜 그런가)이 아니라 규범적(그래야 한다) 관점이다.
단순히 성선설에 따라 인간은 선하기 때문에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설명은 너무 단편적이다.
최근 최정규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부)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지(誌)에 발표한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과 전쟁의 공동 진화'라는 논문은 바로 이기적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의 하나로 국내외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집단에는 헌신하고 희생하지만 외부인에겐 적대적인 속성을 띠고 있으며,자기집단에 헌신하는 이타성이 가장 많은 자손을 퍼트리는 동시에 다른 집단에는 적대적이어서 결국 이타성과 전쟁이 함께 진화해 왔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
국내 경제학자가 유력 '과학'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는 것도 놀랍지만,그의 연구 성과가 그동안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설명하는 가설들을 진일보시킨 것이어서 더욱 놀랍다.
그동안 생물학을 비롯한 다방면의 학자들이 연구한 성과에 따르면 인간의 이타적 행동에 대한 설명은 혈연선택 가설과 반복-호혜성 가설로 요약된다.
혈연선택 가설은 인간이 피를 나눈 피붙이에 대해서는 희생을 아끼지 않고,이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보상받는다고 설명한다.
반면 반복-호혜성 가설에서는 지속적으로 만나고 서로 준 만큼 받는다며 이타적 행동은 그 자체가 보험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설들은 여전히 2% 부족하다.
핏줄이 아닌 타인에게 또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에게도 이타적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연구 성과는 앞으로 보완 연구를 통해 인간 본성 탐구에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k@hankyung.com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대가가 없어도 헌혈을 하고,불우이웃을 돕고,자원봉사에 나선다.
해마다 연말 구세군 냄비에 거액의 수표를 넣고 사라지는 익명의 독지가도 있다.
심지어 타인을 구하려다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들까지 있다.
부모님의 20여년에 걸친 헌신적인 자녀 양육은 우리가 매일 보면서 느끼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타적 행동이다.
이타적 행위란 '자기를 희생하면서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종교에서 이타심을 강조하는 것은 실증적(왜 그런가)이 아니라 규범적(그래야 한다) 관점이다.
단순히 성선설에 따라 인간은 선하기 때문에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설명은 너무 단편적이다.
최근 최정규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부)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지(誌)에 발표한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과 전쟁의 공동 진화'라는 논문은 바로 이기적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의 하나로 국내외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집단에는 헌신하고 희생하지만 외부인에겐 적대적인 속성을 띠고 있으며,자기집단에 헌신하는 이타성이 가장 많은 자손을 퍼트리는 동시에 다른 집단에는 적대적이어서 결국 이타성과 전쟁이 함께 진화해 왔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
국내 경제학자가 유력 '과학'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는 것도 놀랍지만,그의 연구 성과가 그동안 인간의 이타적 행동을 설명하는 가설들을 진일보시킨 것이어서 더욱 놀랍다.
그동안 생물학을 비롯한 다방면의 학자들이 연구한 성과에 따르면 인간의 이타적 행동에 대한 설명은 혈연선택 가설과 반복-호혜성 가설로 요약된다.
혈연선택 가설은 인간이 피를 나눈 피붙이에 대해서는 희생을 아끼지 않고,이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보상받는다고 설명한다.
반면 반복-호혜성 가설에서는 지속적으로 만나고 서로 준 만큼 받는다며 이타적 행동은 그 자체가 보험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설들은 여전히 2% 부족하다.
핏줄이 아닌 타인에게 또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사람에게도 이타적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연구 성과는 앞으로 보완 연구를 통해 인간 본성 탐구에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