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금융위기, 어떻게 전세계로 퍼져나가나?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한 달 후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소위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걸까. 나비효과는 그나마 한 달이라는 여유를 주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서 촉발한 금융위기는 빛의 속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아무리 절대적이라고 하지만 미국 금융자산의 1%도 안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그것도 아주 일부에 생긴 문제가 낳은 결과로는 너무나 엄청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지난 2월 이름조차 생소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국내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대부분 사람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진앙지인 미국에서조차 그 잠재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조차 크게 경계하지 않았다.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전 세계는 다시 찾아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공포에 떨고 있다. 모기지 그 자체보다 열폭풍처럼 몰고 다니는 파괴력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제 지구촌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즉각 거의 모든 나라 경제 금융회사,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 다행히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긴급 공급하고 미국 FRB가 재할인율을 전격 인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휘몰아치던 광풍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러나 잠재된 위기는 언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세계 금융시스템에 타격을 가할지 모른다. 특히 글로벌 신용위기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이에 따른 환율 급변동을 가져와 주가와 상품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등 세계 경제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