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밖 행군단 참가해 보니…

지난 7월26일. 47명의 지도밖 행군단이 김포 학생야영장에 모였다. 월드비전이 주최한 지도 밖 행군단은 청소년들에게 세계시민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었다.

단장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으로 유명한 한비야씨. 지도 밖 행군은 월드비전 전 총재 스탠 무니햄(Stan Mooneyham) 박사가 "우리는 지금 지도 안의 사람들을 돕고 있지만 지도 밖의 사람까지 도와야 한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단원들은 3박4일 동안 '분쟁과 평화', '다문화 이해','지속가능한 지구' 등의 강의를 듣고 모의 유엔 회의,인권토론,현지인과의 만남,세계음식 페스티벌 등 다양한 체험을 하였다.

여러 행사 중에서 첫째 날 세계시민학교 입학식 후 진행된 한비야 단장의 특강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우리 집,우리나라,우리 아시아를 뛰어넘자!" 한 단장은 "각자의 지도 안에서만 사는 것은 마치 뷔페에서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과 같다.

죽 샐러드,밥,초밥,수프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만 먹다가 끝나선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천 사항을 주문했다.

먼저 머릿속에 세계지도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했다. 그 지도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나라뿐만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가슴을 뛰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살아있다면 당연히 심장이 뛰지만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스스로 100도까지 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활동하다 보면 며칠 씩 밤을 새우는 일도 많다는 그녀는 실핏줄이 터진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올 때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내가 할 만큼 하고 있구나. 가슴 뛰는 일을 위해 내가 가진 힘을 아끼지 않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말을 마치면서,한 단장은 "소진하고 또 소진하고 나서도,마지막 에너지를 쏟고 싶은 일! 그 일을 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1시간 동안의 강의가 끝나고,한비야 단장은 "처음 우리 아이들을 보는 순간 94개의 별이 내 눈 앞에서 반짝거렸어. 이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우리 청소년들 모두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야"라며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윤지영(천안 쌍용중학교 3년) 단원은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사람의 눈과 말이란 것이 저런 거구나"라며 이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자 이젠 내 머릿속에 세계지도가 들어가 버렸어.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지도 속에 갇혀 자신만을 생각하는 좁은 우리가 아니라,넓은 우리가 된 거야!"

그동안 우리(a cage) 속에 갇혀 타인의 지시를 받았다면,이제 세계시민으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한비야 단장은 우리들에게 과제를 던졌다.

이유정 생글기자(광주 동아여고 2년) ssbg02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