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뭐? 실업자 되기도 어렵다고?
[문제]
다음 중 실업자에 해당하는 경우를 모두 고르시오.

①공무원시험 준비생 ②그냥 노는 백수 ③일거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 ④은퇴한 정년퇴직자 ⑤군인(의무병) ⑥부모님의 식당에서 일 봐주는 아들 ⑦일주일에 1~2시간 만 일하는 알바

답을 짐작하겠는가? 정답은 '없다'이다. 모두 다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생산가능 인구 가운데 ①②③④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을 계산할 때 아예 분모에서 제외된다. 나머지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되지만,⑥⑦의 경우는 취업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업률은 3.5%로,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7%의 고도성장을 이룬 아일랜드(4.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이 3~4% 수준이면 선진국에선 완전고용으로 여긴다. 실업률이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고용사정이 나빠졌고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고 아우성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통계청의 실업률 통계는 선진국들처럼 당연히 OECD 기준에 따라 작성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구조적·제도적·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한 '숨은 실업자'가 상당하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든, 그냥 노는 백수든…, 일 할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부모님의 식당에서 일 봐주는 아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 않을까? 실업문제 대한 접근은 실업률이 아니라 고용시장의 질적·구조적 분석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오형규 한국경제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