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박정하 교수

(논술답안 구상의 실제-논제 파악에서 개요 짜기까지)

[Cover Story] 제2회 교사 논술연수-논술지도 방안
논술은 논제 분석으로 시작된다. 논제 분석을 제대로 하려면 문제가 요구하는 과제가 몇가지인지를 파악해야 하며 각각의 과제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 과제의 비중을 가늠해 보아서 좀 더 중요한 과제를 더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 과제들 사이의 논리적 연결에 주목해야 하며 논제의 용어,낱말 하나하나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다음은 제시문 분석 순서다. 최근에는 따로 논제를 주지 않고 제시문 내용에서 스스로 논제를 찾도록 하는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는데다 제시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제시문 파악은 매우 중요하다.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면서 제시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 전체를 빠짐없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며 핵심 문단이 있다면 모든 문단의 내용을 정리하기보다는 핵심 문단을 중심으로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제시문의 논리적 뼈대를 발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결론은 무엇인지,결론을 위해 어떤 근거를 제시하는지 등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읽기가 끝났다고 서둘러 답안 작성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논지부터 세워야 한다. 논지란 자신이 펼칠 핵심 주장으로 논의의 방향과 결론을 정하는 것이다. 논지를 정할 때는 글의 일관성 유지를 염두에 둬야하며 주어진 논점에 맞춰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일단 입장이 정립되면 이를 과감하게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음은 논거를 마련할 순서다. 논거란 결론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말한다. 사실 논거 설정은 앞에서 설명한 논지 설정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논거를 마련할 때는 양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논거를 대야 하며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논거를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요 작성 단계다. 개요는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글의 논리적 구조를 구체적으로 짜는 과정이다. 대입논술은 제한된 시간에 한정된 분량의 글을 써야 하므로 개요 작성이 글의 성패를 결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개요 작성은 '무엇을' 쓸 것인지 고민하며 글의 재료를 확보한 뒤 '어떻게' 쓸지 고민하면서 재료들을 결합해 조립하는 작업이다. 개요 작성에는 충분한 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최소한 전체 작성 시간의 4분의 1 정도는 필요하다. 끝으로 문단을 구성할 때 너무 틀에 박힌 구성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서울 우신고 임영환 교사

(공교육 논술고민하기-독서토론을 중심으로)

국어교과(문학)와 도덕교과(철학)가 유기적으로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4단계별로 체계적인 글읽기 및 글쓰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어과에 머물던 안목이 학교 전체 교육과정을 바라볼 수 있게 됐고 독서와 논술을 매개로 교과 간에 유기적 결합이 충분히 가능해졌다.

그 결과 진정한 사고력 위주의 글 쓰기 교육은 학원보다는 장기적인 과정의 학교에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논술 지도는 크게 통합교과 독서논술을 지도하는 기본과정과 범교과 독서논술을 지도하는 심화과정으로 나뉜다.

기본 과정인 통합교과 독서논술은 다시 삶을 풀어내는 글쓰기와 삶을 풀어내는 글읽기로 구성된다. 삶을 풀어내는 글쓰기는 철학과에서 담당하는데 다시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글쓰기 △비전 수립을 위한 글쓰기 △가치관 정립을 위한 글쓰기 등 3개의 소단원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한다. 삶을 풀어내는 글읽기는 국어과에서 담당한다. 역시 3개의 소단원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성장소설(3,4월) △인물평전(5,6월) △인문 사회과학 예술(7~12월) 분야의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종합적이고 구성적인 사고의 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심화과정인 범교과 독서논술에서는 논리적인 글쓰기와 책읽기,주제가 있는 책읽기와 글쓰기 등 두개 과정으로 나뉜다. 논리적인 글쓰기와 책읽기는 국어과 담당으로 △짧은 글 분석하기 △개요분석과 개요짜기 △논리적인 책읽기와 글쓰기 △400자 정도의 논술 쓰기 등 4개의 단계를 통해 심층적인 논술 훈련을 실시한다.

마지막 과정인 주제가 있는 책읽기와 글쓰기는 철학과에서 담당한다.

논술 훈련의 마무리 단계로 △주제별 교과내용 정리(논술에서 자주 출제되는 8가지 대주제와 관련 주제를 선정,교과내용와 연계성을 정리) △주제별 교과내용과 참고도서를 이용한 탐구학습(국어 철학 윤리 사회과를 중심으로 교과내용과 추천 참고도서를 활용) △주제별 토론학습 △주제별 논술학습(각 주제별 대입논술 기출문제 및 핵심논제에 대한 집중 학습)이 진행된다.

◆서울 동북고 권영부 교사

(통합논술의 올바른 이해와 실제)

우리는 수업준비부터 실제 수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생님들이 동시에 참가하는 릴레이식 팀티칭 방식으로 통합논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문사회 중심의 통합논술 수업 준비에는 5명의 교사가 한팀이 되어 10개의 주제를 선정한다. 다음 하나의 주제를 두고 5명의 교사가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한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인문사회와 수리과학이 혼합된 통합논술 준비 과정은 개별 교과의 주요 개념들을 경제 윤리 수학 과학 등 4명의 교사가 순서 없이 발표하면 다른 교사들이 자기 교과와 지식을 바탕으로 살을 붙여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처음부터 주제를 선정하지 않고 개별 교과의 중요개념을 재해석해 창의적인 발상을 덧붙여 나가는 식이다. 역시 브레인스토밍이 수반된다.

인문사회 중심의 통합논술 수업은 경제 윤리 물리 철학 국어 등 5명의 교사가 한 교실에 동시에 투입돼 릴레이식 팀티칭으로 이뤄진다.

통합논술 수업을 위해서는 한 주제를 어떻게 수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이 필수다. 개별 교과의 주요 내용을 무리없이 다른 과목에서도 소화하기 위한 코스다. 브레인스토밍에서 선별된 주제들을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안을 작성하되 독서활동 신문활용교육 등을 통해 얻은 정보들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전제는 교과서를 중심에 둔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인문사회 중심의 통합논술 수업에도 수리과학 교사가 참여한다는 것이다. 인문사회적 주제라도 수리과학적 시각에서 실마리를 찾다보면 창의적 발상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수업의 전반적인 흐름은 우선 제시된 논제를 학생들이 읽고 오늘의 주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중심 주제를 바탕으로 교사의 수업이 진행되며 생각해 볼 문제를 제시한다. 다음으로 통합논술을 위한 철학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학생들의 개요 작성과 논술문 완성이 이뤄지고 첨삭과 개별지도가 이어진다.

김선태 한국경제 연구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