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인간은 고정관념의 포로인가
우리는 얼마나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까.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사람에 따라, 그리고 그때 그때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나 의지에 의해 행동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고 수용한다.

그런데 확고한 주관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늘 남과 다른 판단과 행동만을 할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관성적 사고를 하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관성적 사고는 합리적 사고와 대치되는 개념이다. 어떤 현상을 인식할 때 진정한 그 실체를 파악하려 들기보다는 그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대로, 타성에 따라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 세일 때만 되면 실제 물건 값이 싼지 여부와 자신이 필요한 물건도 세일 중인지 여부 등을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떼지어 몰려가는 것도 이런 반응 중 하나다.

그동안 믿어왔던 것을 의심 없이 수용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 고정관념 역시 타성적 사고의 결과다.

'흑인은 게으를 것이다' '정치인은 모두 부정을 저지를 것이다'와 같은 생각이 대표적인 고정관념이다.

이 같은 인간 사고의 경향성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지불식간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관성적 사고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례도 잘 살펴보면 아주 많다.

선거운동을 하는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의도된 답변을 유도하기 위한 방식으로 질문지를 만드는 것, 정부가 정책 홍보를 위해 입맛에 맞는 통계수치만을 선별 인용하는 것 등이다.

지난 19, 20일 치러졌던 생글 논술경시대회(인문계 고3 유형)도 고정관념에 좌우되는 인간의 사고경향에 대한 문제였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