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인간은 왜 투기를 하나
사람들은 왜 투기를 할까? 흔히 투기를 인간 본성의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지만 노력은 적게 들이면서 최대의 결과를 얻고 싶어 한다.

이를 테면 열심히 일하기는 싫은데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사람은 이기적 동기에 의해 행동한다고 봤지만,한 가지 속성을 더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대체로 게으르다.

열심히 공부하기보다는 쉬거나 놀고 싶어 한다.

게으른 인간은 일확천금을 꿈꾸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투기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투기는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인간이 가장 재미를 느낄 때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이 있을 때다.

앞부분을 조금만 봐도 결말이 뻔해 보이는 드라마나 영화가 재미있을 리 만무하다.

반면 상상도 못한 극적 반전을 담은 영화들(이를 테면 '식스 센스', '유주얼 서스펙트', '디 아더스'…)을 보면 전율을 느낀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도박은 그래서 인간만이 감행하는 놀이의 하나가 된 지 오래다.

도박은 순간순간 결정되는 승부, 엎치락뒤치락 하는 전개과정,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승패의 결과, 사회적 금기에 대한 일탈 심리 등의 이유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서 성행해왔고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

현대인의 욕망 결정판이라는 카지노는 현란한 조명과 코인이 떨어지는 요란한 소음으로 인간 내면의 투기심리를 일깨운다.

수학이 도박의 확률을 계산하는 데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지만 통계학부터 현대의 고도화한 금융공학에 이르기까지 위험 가능성, 즉 리스크를 계산하려는 끊임없는 시도가 투기적 동기를 만족시키기 위한 과정이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과학적 필연과 합리적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또 다른 무엇인가의 필연적 대박을 노리는 인간의 심리는 로또에서부터 로켓 사이언스를 응용하기도 한다는 현대의 금융공학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