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中國 '죽의 장막' 걷어내고 세계경제 '슈퍼엔진'으로
지난 400여년 동안 세계는 두 차례 거대한 권력이동을 경험했다.

17세기 유럽의 등장이 그 첫째요, 20세기 초 미국이 둘째였다.

미국은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거치며 힘을 축적하더니 결국 지구촌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옛 소련의 붕괴로 '팍스 아메리카나(Pax-Americana)'에 도전할 세력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세계는 또 다른 강자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다.

중국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 초 "미국은 이제 싫든 좋든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만한 세력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전문가들은 10% 안팎의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경제에 성장의 동력을 제공하는 슈퍼엔진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개혁·개방으로 방향을 돌리기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중국은 '죽(竹)의 장막'에 가려진 무기력한 인구대국이었을 뿐이다.

이런 중국이 슈퍼엔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개혁 개방과 시장경제였다.

또 이를 통해 세계 경제체제로 편입되어 들어왔다.

적극적인 대외개방으로 세계 투자·무역 자유화의 과실을 얻었고, 국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웃 슈퍼파워 등장은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다.

급신장하고 있는 13억 중국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커다란 기회다.

저부가가치 산업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한편, 국내 산업을 고도화한다면 중국은 우리경제에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뒤처진다면 우리는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미국이 한국과 서둘러 FTA를 체결하고 일본과는 유례없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중국의 부상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를 우리나라의 성장 에너지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한우덕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