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폭주로 접수 이틀만에 마감… 美기업들 "쿼터 늘려야"

건축, 과학, 기술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H-1B 비자' 신청이 접수 첫날부터 폭주, 결국 이틀 만에 미국 정부가 비자 접수를 전면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미국 산업계는 H-1B 비자의 연간 쿼터(할당량)가 너무 적다며 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H-1B 비자는 미국 정부가 외국의 과학자, 기술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국에서 3~6년간 취업할 수 있도록 발급하는 특별 비자다.

연간 할당량은 미국 석사 학위 소지자 2만개를 포함,총 8만5000개다.

미국 시민권이민서비스국(USCIS)이 2008 회계연도분 H-1B 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 2일 USCIS에는 무려 15만건이 넘는 신청이 쇄도했다.

법으로 규정한 H-1B 비자의 연간 발급 한도를 접수 첫날 이미 넘어서 버린 것. 이에 USCIS는 4일부터 H-1B 비자 접수를 아예 하지 않고 있다.

USCIS는 2~3일 이틀간 받은 신청서만 25만건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들이 H-1B 비자를 받지 못하자 관련 업계에서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협회의 필 본드 회장은 "글로벌 경제 시대에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세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의회가 열리는 즉시 H-1B 비자의 한도를 올려 시장의 수요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도 "회사들이 고용하고 싶어하는 외국 인력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졸업을 앞둔 이들이 비자 신청을 하기도 전에 이미 접수가 끝나 버렸다"며 "비자 발급 부족 사태는 미국 내 대학에서 훈련받은 양질의 기술 인력을 다른 나라로 내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비자 발급 확대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H-1B 비자 발급을 늘리면 외국 인력이 많아져 미국인들의 취업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련 회사들은 고급 외국 인력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오라클 등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연합체인 '컴피트아메리카'의 로버트 호프만 회장은 "현재의 비자 발급 정책은 비생산적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


-미국 기업들의 요구대로 미 정부가 H-1B 비자 발급 한도를 늘릴지 관심입니다.

H-1B 비자 발급 대상은 건축·공학·수학·과학·법률 분야의 학사 이상 학력 소지자로 2001~2003년에 일시적으로 늘린 적이 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면 어디서든지 대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