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한국을 심어라

[Cover Story] 세계를 향해 포효하라
우리나라 지도는 흔히 토끼 모양으로 그려진다.

그것도 머리 위에 무거운 대륙을 이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로 변신한다.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태평양을 향해 활짝 열린 모습이 된다.

우리 역사는 밖으로 열려 있을 때 중흥의 기회를 맞았다.

중국과 겨룬 고구려,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 아라비아 상인들까지 드나들던 고려가 그랬다.

반대로 닫아 걸었을 때는 세상 돌아가는 판세를 읽지 못해 어김없이 국난에 시달렸다.

조선시대 왜란과 호란에 이어 구한말 빗장 걸어 놓고 살다가 강제 개방되고, 일본의 식민 지배까지 받았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역사는 다시 꽁꽁 닫아 건 빗장을 하나하나 풀면서 근대화→현대화→정보화까지 초압축 성장을 일궈냈다.

20여 차례 크고 작은 개방의 고비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극복해냈다.

그것이 바로 '아시아 최빈국'의 하나였던 한국이 이만큼이나마 잘 살게 된 이유다.

풍부한 자원과 넓은 국토를 가진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비교해 보면 한국이 왜 대단한 나라인지 실감난다.

이제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과 무역을 놓고 '맞짱'을 뜬다.

물론 무역은 약탈이나 전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하지만 히딩크가 월드컵을 준비할 때처럼 세상에서 '가장 센 상대'와 겨뤄봐야 경쟁력을 갖는다.

그러면 어느 나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

자유무역은 보호무역론자, 종속이론가, 폐쇄주의자 등 무수한 적들의 공세에도 끄덕없이 그 효용가치를 발하고 있다.

한국 농업도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농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양을 향해 열린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자.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