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종종 기적을 창조한다.

침체된 조직을 바꾸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리더십의 내용과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자.


◆비젼 제시型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

석유 아닌 국부 원천 찾아라

국민에게 혁신의 방향 제시


[Cover Story] 리더십으로 달라지는 세상
*리더십을 발휘한 조직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개의 토호국 중 하나인 두바이. 제주도의 2배 정도 면적에 90%가 모래인 나라.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 나라의 국왕.

*문제 진단=두바이 부의 원천인 석유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석유가 아닌 국부(國富)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

*해결방법 제시="석유 없이도 먹고 살 수 있는 경제를 2011년까지 만든다"는 비전 제시. 관광과 쇼핑,업무시설을 유치해 국토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 국민들에게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함.

*해결을 위한 실천=자신의 휘하에 2000여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를 조직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세계 최대 테마파크와 인공섬 단지 등을 조성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킴. 자유무역 지대를 조성해 외국 기업을 적극 유치.

*성과=관광객 방문 연 1000만명.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 1500여개의 외국기업 입주. 두바이가 중동 비즈니스의 허브로 자리잡음.

*한계=국왕의 리더십에 국민이 따라가지 못함. 국민이 개발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만 향유할 뿐 여전히 개개인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구성원의 잠재력 고양型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자유로운 상상 환경 조성

'아이팟'등 신제품 성공

[Cover Story] 리더십으로 달라지는 세상
*리더십을 발휘한 조직
= 자신이 1976년 설립했다 쫓겨난 세계 최초의 PC(개인용 컴퓨터)제작 회사 애플.잡스가 1997년 CEO로 복귀하던 당시에는 10억달러의 적자 기록.

*문제 진단=변화에 대한 회사와 직원들의 반응이 느리다.

소비자가 구입하고 싶어하는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 운영체제 개발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투자로 IBM 등 경쟁사에 경쟁에 뒤쳐져 있다.

*해결방법 제시=“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애플은 단순한 컴퓨터 생산회사가 아닌 디자인 회사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직원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

*해결을 위한 실천=직원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를 통해 생산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현실화 시킴.모니터와 본체가 합쳐진 컴퓨터 ‘아이맥’,내부 부품들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누드 컴퓨터’,단순한 디자인과 조작방식의 ‘아이팟’ 등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급진적인 제품을 내놓음

*성과=회사를 1년만에 4억달러 흑자로 돌려세움.아이팟의 세계 판매량 1억3000만대,시장 점유율 50% 달성.

*한계= 변화가 빠른 IT업계에서 잡스의 리더십이 장기적으로도 통하는 것이가에 대한 의문이 일부에서 제기.

◆의지 관철型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인기없지만 필요한 정책

영국의 '복지병' 몰아내

[Cover Story] 리더십으로 달라지는 세상
*리더십을 발휘한 조직
= 파업이 끊이지 않고 경제 전반이 경쟁력을 잃고 바닥을 쳐 ‘영국병’에 시달리던 1979년 영국.이후 11년 6개월간 총리로 활동.

*문제 진단= 잘 갖춰진 복지제도가 오히려 근로의욕을 약화시킴.일류 수준의 복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과되는 과도한 세금은 기업활동의 위축요인으로 작용.비대한 광업 등 뒤떨어진 산업구조.

*해결방법 제시= “웅변은 남에게 맡기고 나는 행동만 하겠다” 대부분의 정치가들이 알고 있음에도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손 대지 않던 문제들에 대대적인 손질을 하겠다는 의지 천명.여론의 반대를 무릎쓰고 복지를 줄이고 광산업 등 한계산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주장.

*해결을 위한 실천= 기업에 대한 세율을 최고 60% 완화.연금지급 등을 비롯한 복지 축소.국영기업 민영화와 경제성 없는 탄광 폐쇄 등을 통한 산업 구조조정.

*성과= 영국을 서비스 산업과 금융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탈바꿈시킴.국가 생산성과 무역적자 부분에서 가시적인 개선.

*한계=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반발로 독선적이라는 평가.‘영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정치인’이라는 지칭 듣기도.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

▶도움말 주신분

김기정(울산미래정보고)

김선정 선생님(대전외고)

김옥란 선생님(공주고)

양윤덕 선생님(덕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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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리더십의 딜레마 - 박정희

[Cover Story] 리더십으로 달라지는 세상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로 흔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꼽힌다. 국민들은 그가 재임기간 중 이룩한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한다. 요즘에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그를 역할모델로 삼아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하는 후보들이 등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이 심심치 않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 때문이 아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유린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같이 상반된 견해가 충돌하며 올바른 리더십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은 현대사회에서 올바른 리더십을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박 전 대통령이 봉건시대의 왕이었다고 생각해보자. 민주나 인권이라는 단어가 '발명'도 되지 않았던 시대였다면 그는 단순히 경제를 부흥시키고 국민을 잘 살게 한 훌륭한 왕으로 역사에 기록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

리더십은 그것이 가져오는 성과인 효용과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인 정당성으로 이루어진다. 봉건시대였다면 왕가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국민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민주사회에서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정당성의 근거가 된다. 박 전 대통령은 리더십의 행사를 연장하기 위해 유신헌법이라는 새로운 헌법까지 제정했다. 빛나는 경제발전을 통해 빈곤을 퇴치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리더십이 역사에서 반쪽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