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상에는 공짜 점심도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도 있다?

집에서 PC를 통해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즐기려면 운영사인 엔씨소프트에 매달 2만9700원을 내야 한다. 그렇지만 엔씨소프트는 PC방에서 접속하는 게이머에게는 리니지 서버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만 보면 PC방에서 컴퓨터 사용료만 내고 리니지 게임을 덤으로 즐기는 셈이다.

게이머와 엔씨소프트 간의 거래 관계만을 떼어내서 생각해 보면 언뜻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PC방 컴퓨터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특별히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엔씨소프트와 PC방 사이의 또 다른 거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문은 쉽게 풀린다. 엔씨소프트가 게이머의 무료 접속을 허용하는 대신 PC방으로부터 일정액의 수수료를 거둬들여 손실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조금을 받는 집단과 돈을 내는 집단이 각각 따로 따로 존재하는 '양면 시장'에 대한 분석이 최근 경제학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생산비 이하로 공급하는 비디오 게임기, 가입만 하면 공짜로 받을 수 있는 휴대폰, 지하철역에서 나눠 주는 무료신문까지, 세상에 '공짜'가 넘쳐난다. 투입(비용) 없이는 산출(편익)도 없다는 경제학 원리를 비웃는 듯한 공짜의 세계다. 근데 정말 모두 공짜가 맞는 걸까.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차관을 제공하려는 선진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앞다퉈 원조 공여국이 되려고 나서는 선진국이 개도국에 건네는 차관에는 아무런 대가가 없을까.

차기현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