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경제학을 '우울한 학문'이라고 불렀다.

실제 경제학은 많은 가정과 복잡한 수식으로 가득차 있어 지루한 학문으로 보인다.

재미 없는 경제학의 원조는 폴 사뮤엘슨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경제학'은 수십년간 전세계 대학 교재시장을 석권하면서 경제학을 세상과 유리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선 '우울한 경제학'을 현실 생활과 접목시켜 '유쾌한 경제학'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붐을 이루고 있다.

우선 경제학원론서인 '맨큐의 경제학'과 '버냉키·프랭크 경제학'은 일상 현상을 경제이론으로 풀어내,일반인까지 경제학의 향연에 초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버냉키는 프로야구에서 왜 4할 타자가 사라졌는가를 비교우위와 특화로 설명한다.

투수 혼자 게임을 책임지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선발·중간계투·마무리로 분업화돼 타자를 괴롭히기 때문이란 것.맨큐는 비교우위에 대해 타이거 우즈가 집 잔디를 직접 깎는 것은 손해라는 비유로 어려운 경제학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풀어냈다.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 교양서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저널리스트인 찰스 윈런의 『벌거벗은 경제학』,시카고대 스티븐 레빗 교수의 『괴짜경제학』,연세대 한순구 교수의 『경제학 비타민』 등은 한결같이 도표,수식 없이도 경제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순구 교수는 저서에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공부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가 한국에서 성공하는 이유" 등 우리 주변 사례를 경제원리로 설명해 재미를 더한다.

이쯤 되면 누가 경제학을 우울한 학문이라 하겠는가.

오형규 연구위원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