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수지 적자 나쁜 것만은 아니다
국제수지 부문 중 상품수지는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해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서비스 수지 적자가 지난해엔 188억달러(약 17조5000억원)에 달했다.

올해에는 적자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거의 20조원에 달하는 돈이 해외 여행, 유학·연수,로열티 등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수출로 번 돈(무역수지 흑자)의 대부분을 서비스수지 적자로 까먹는 형국이다.

서비스수지 구성 항목 가운데 로열티,특허료,컨설팅비 등은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선진국의 고급 기술을 도입하는 등 경제활동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의 주요인이 해외여행과 묻지마식 조기유학 열풍이고 보면,문제의 핵심은 확연히 드러난다.

애써 수출로 번 돈을 나라 밖에서 흥청망청 쓴다는 느낌도 들 법하다.

이렇듯 '무역수지 흑자는 선(善),서비스수지 적자는 악(惡)'이라는 댓구가 국민들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비스수지 적자 문제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다.

오직 '사람이 자원'인 한국의 현실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고,공부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구촌 시대에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나 넓은 세상에 대한 탁트인 시야를 갖추는 긍정적 효과도 부인할 수 없다.

해마다 해외여행,유학·연수 사상 최고 기록경신은 그만큼 한국사람들의 다이내미즘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불요불급한) 것들까지 흥청망청 밖으로 나가 쓰는 것이다.

이를 테면 해외 쇼핑·골프·스키관광이나 공부할 뜻이 별로 없는 아이들까지 내모는 무리한 조기유학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국내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 한 아무리 막으려 해도 막아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되게끔 여건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그 해법은 바로 규제를 푸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