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를 넘어 PCC시대로 ‥ "인터넷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요즘 TV 개그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마빡이'의 마니아들은 절대 일요일 오후 9시 방송시간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판도라TV에 접속하면 사용자들이 직접 올린 '마빡이' 동영상 수백건을 질릴 때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도라TV 관계자는 "사용자 동영상 중에는 실제 마빡이 개그맨들의 퍼포먼스보다 훨씬 기발하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클릭 수가 500만건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UCC 동영상을 보는 것도 지겹다면 스스로 기발한 마빡이 동작을 고안해 휴대폰으로 찍어 올리면 그만이다.

재미로 올린 동영상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다면 어쩌면 'UCC 스타'가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용자 참여를 전제로 한 열린 플랫폼인 '웹2.0'이 우리의 생활에 가져온 변화다.

일반인들의 능동성과 새로운 인터넷 환경의 개방성이 만나 UCC 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음 네이버 엠파스 등 주요 포털 사이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검색 기능에 동영상 검색 기능을 추가하고 UCC를 올리는 전문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다음에서 UCC 동영상을 검색하는 건수가 하루 평균 300만건을 넘는다고 한다.

한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전문 사이트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판도라TV는 평균 페이지 뷰가 한 해 동안 10배나 늘어나는 급성장을 경험했다.

UCC 열풍은 기존 미디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공중파 방송사들도 회사 제작진이 아니라 시청자가 만들어 보낸 UCC를 자사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면서 차츰 UCC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UCC 동영상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극단적인 감시 사회를 묘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비교하며,"오웰의 소설에는 '빅 브라더'가 있지만 요즘은 (다른 이의 사생활을 찍어 인터넷에 공개하는) 수백만의 '리틀 브라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UCC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PCC(Proteur Created Contents)'도 등장하고 있다.

준(準) 전문가가 제작하는 PCC는 UCC로부터 저작권 문제의 굴레를 벗기고 제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CC의 확산과 발전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그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차기현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