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고시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서울의 좋은 대학은 몇급 공무원,지방의 보통 대학은 하위직 몇급 공무원"하는 식으로 공무원 시험 가이드라인이 나와 있을 정도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은 젊은 대학생들로 넘쳐난다.

고시가 안되면 공기업이 그 다음으로 선호되는 직장이다.

모두 '공(公) 자'가 들어간다.

민간 기업에 가서 땀흘려 일하는 것보다 일단 공무원이 되기만 하면 평생을 보장받는 안전한 직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된 까닭이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운데 정부조직은 점점 더 비대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7월까지 공무원 수는 무려 2만명이나 늘었다.

그 동안 공무원 월급으로 나간 돈만 75조원에 육박한다.

정규 공무원도 그렇지만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 월급을 비롯한 각종 비용들이 모두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삶이 팍팍한 국민들은 늘어나는 세금 부담이 더욱 걱정될 수밖에 없다.

공무원 숫자가 늘어나면서 업무가 중복되고 규제가 많아진다는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가들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공무원은 '더 많은 권한'을 확보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긴다는 말도 있다.

비대해진 정부가 사사건건 민간 부문에 개입하면서 경제의 활력을 죽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민간에 맡겨서 경쟁을 붙이면 효율적으로 돌아갈 일을 굳이 정부가 떠맡아 사회적 비용만 늘린다는 것이 문제다.

민간 부문의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으로만 몰려드는 현상이 시사하는 바는 과연 무엇인가.

공무원의 급여 수준 등 처우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데다 업무 부담이 민간 기업에 비해 적어 공직이 최고로 '편한 직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년 이전에 잘릴 걱정이 없는 직업 안정성은 가장 큰 매력이다.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민간 부문은 효율적이지 않으면 언제 자신이 잘리거나 직장이 없어질지 모르지만,공무원은 신분 보장을 확실하게 받고 있다.

정부가 없어질 리도 만무하다.

기업은 사업이 잘 되어야 월급을 줄 수 있지만 공무원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주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개념도 없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공무원 일자리가 늘어난 만큼 적어도 실업률은 낮아질 것인가 하는 것도 의문점의 하나다.

오히려 공무원 일자리가 늘어나면 민간 일자리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열풍이 왜 문제가 되는지,'큰 정부'는 어떻게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차기현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