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이란 소득이 있을 때 일정액씩 모아두었다가 퇴직한 이후에 매월 혹은 매년 일정액을 받아 노후에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회보장의 한 형태다.
국민연금제도는 국민으로부터 보험료를 걷어 나중에 연금 형태로 돌려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다.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준조세적 성격을 갖는다.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연금,교원연금,군인연금 등이 있다.
이를 4대 연금이라고 한다.
이들 외에 은행 보험사 등이 운영하는 민간 연금도 있다.
선진국에선 이미 100여년 전부터 이를 도입,운영하면서 노후 생활보장과 소득 재분배,사회갈등 완화라는 3가지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연금제도를 도입,내년이면 시행 20년을 맞게 된다.
바로 이 연금 구조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연금에 대한 '불신'과 '불만'에서 찾고 있다.
◆무슨 불신이 있나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큰 불신은 '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매달 적지 않은 돈을 강제적으로 내고 있지만 결국 기금이 고갈될 것이며 장차 돈을 못 받거나 얼마 안되는 푼돈만 받게 될 것이란 우려다.
사실 이런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면이 있다.
1988년 연금 제도를 도입할 당시 정부는 "월수입의 3%를 보험료로 내면 나중에 생애평균 소득의 70%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애당초부터 불가능한 얘기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게 적게 내고도 그렇게 많이 받는 연금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정부는 보험료를 9%로 올리고 받는 금액도 60%로 낮췄지만 이렇게 해도 연금기금은 2047년이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다'던 연금이 이제는 '얼마를 더 내야 얼마를 받게 될지' 알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국회 답변에서 "국민연금 도입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였다"고 실토했다.
과거 정권들이 국민의 인기를 얻기 위해 '앞으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숨긴 채 '적게 내고 많이 탈 수 있다'는 기대만 부추겨 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어떤 불만 있나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의 또 다른 축은 가입자들의 불만,즉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과의 차별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등 연금 운영상의 문제들과 관련된 것들이다.
연금개혁 문제가 불거지면 어김없이 뒤따르는 게 '그렇다면 다른 연금은'이라는 질문이다.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이미 재정이 바닥나 국민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도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에 비해 연금을 많이 주고 있다.
국민연금은 평생 벌어들인 소득의 평균치에 60%를 주고 있지만,공무원연금은 퇴직 전 3년간 평균소득의 76%를 주고 있다.
생애에서 가장 월급이 높을 때를 기준으로 삼으니 연금액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 보험료가 17%(공무원과 정부가 9.5%씩 부담)로 국민연금의 9%(가입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낸 돈보다 평균적으로 3.8배를 받아가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수익률(2배)을 비교했을 때도 차별적 혜택을 받고 있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차별도 연금 가입자들에겐 또 다른 불만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1707만명이다.
이 중 27%가 납부 예외자로 분류돼 연금을 내고 있지 않다.
지역 가입자 중 50%가 여기에 속한다.
직장인들은 사실상 돈을 많이 버는 자영업자들이 납부 예외자로 인정받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각지대 문제도 쟁점으로 부각
연금재정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정안정화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구조조정(보험료 및 지급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에 다시 실시될 연금재정 재계산 후 추가적인 재정안정화 조치를 예상하고 있다.
가입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수직역 연금 개혁 △납부예외자 해소에도 시급하게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빈곤노인 문제도 연금제도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검토 중인 기초(노령)연금제는 2008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중 저소득층인 60%에 전체 연금가입자 평균소득의 5%(월 8만9000원) 정도를 지급하는 안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노인 빈곤층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는 지적도 많다.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추가적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은 앞으로 2008년 이후의 숙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박수진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
국민연금제도는 국민으로부터 보험료를 걷어 나중에 연금 형태로 돌려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다.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준조세적 성격을 갖는다.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연금,교원연금,군인연금 등이 있다.
이를 4대 연금이라고 한다.
이들 외에 은행 보험사 등이 운영하는 민간 연금도 있다.
선진국에선 이미 100여년 전부터 이를 도입,운영하면서 노후 생활보장과 소득 재분배,사회갈등 완화라는 3가지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연금제도를 도입,내년이면 시행 20년을 맞게 된다.
바로 이 연금 구조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연금에 대한 '불신'과 '불만'에서 찾고 있다.
◆무슨 불신이 있나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큰 불신은 '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매달 적지 않은 돈을 강제적으로 내고 있지만 결국 기금이 고갈될 것이며 장차 돈을 못 받거나 얼마 안되는 푼돈만 받게 될 것이란 우려다.
사실 이런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면이 있다.
1988년 연금 제도를 도입할 당시 정부는 "월수입의 3%를 보험료로 내면 나중에 생애평균 소득의 70%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애당초부터 불가능한 얘기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게 적게 내고도 그렇게 많이 받는 연금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정부는 보험료를 9%로 올리고 받는 금액도 60%로 낮췄지만 이렇게 해도 연금기금은 2047년이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다'던 연금이 이제는 '얼마를 더 내야 얼마를 받게 될지' 알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국회 답변에서 "국민연금 도입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였다"고 실토했다.
과거 정권들이 국민의 인기를 얻기 위해 '앞으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숨긴 채 '적게 내고 많이 탈 수 있다'는 기대만 부추겨 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어떤 불만 있나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의 또 다른 축은 가입자들의 불만,즉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과의 차별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등 연금 운영상의 문제들과 관련된 것들이다.
연금개혁 문제가 불거지면 어김없이 뒤따르는 게 '그렇다면 다른 연금은'이라는 질문이다.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이미 재정이 바닥나 국민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도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에 비해 연금을 많이 주고 있다.
국민연금은 평생 벌어들인 소득의 평균치에 60%를 주고 있지만,공무원연금은 퇴직 전 3년간 평균소득의 76%를 주고 있다.
생애에서 가장 월급이 높을 때를 기준으로 삼으니 연금액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 보험료가 17%(공무원과 정부가 9.5%씩 부담)로 국민연금의 9%(가입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낸 돈보다 평균적으로 3.8배를 받아가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수익률(2배)을 비교했을 때도 차별적 혜택을 받고 있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간 차별도 연금 가입자들에겐 또 다른 불만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1707만명이다.
이 중 27%가 납부 예외자로 분류돼 연금을 내고 있지 않다.
지역 가입자 중 50%가 여기에 속한다.
직장인들은 사실상 돈을 많이 버는 자영업자들이 납부 예외자로 인정받는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각지대 문제도 쟁점으로 부각
연금재정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정안정화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구조조정(보험료 및 지급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에 다시 실시될 연금재정 재계산 후 추가적인 재정안정화 조치를 예상하고 있다.
가입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수직역 연금 개혁 △납부예외자 해소에도 시급하게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빈곤노인 문제도 연금제도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검토 중인 기초(노령)연금제는 2008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중 저소득층인 60%에 전체 연금가입자 평균소득의 5%(월 8만9000원) 정도를 지급하는 안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노인 빈곤층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는 지적도 많다.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추가적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은 앞으로 2008년 이후의 숙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박수진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