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일본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며 'TV 왕국'의 명성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혹평까지 받던 소니의 회복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소니는 지난해 말 내놓은 LCD-TV 브랜드인 '브라비아'가 대박을 터트리며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매출액은 10.2% 늘어난 2조3676억엔,순이익은 17.5% 증가한 1689억엔으로 4분기 실적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6.8% 늘어난 2028억엔을 기록했다.

소니 회생의 원동력은 TV다.

소니는 브라운관 TV에서 LCD와 PDP TV로 전환하는 것이 경쟁 업체보다 늦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설립한 LCD 패널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LCD 패널을 공급받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반 소니의 새 사령탑으로 등장한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의 공이 컸다.

그는 취임 당시 "소니의 부활을 위해 TV로 승부를 걸겠다"며 대규모 판매 캠페인을 벌여 왔다.

그 결과 LCD 및 PDP TV 시장에서 일본 내 점유율이 지난해 9월 10%에서 12월에는 25%로 뛰어올랐다.

미국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25%에서 31%로 상승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으로 게임기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50%가량 상승한 데다 금융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도 실적 급상승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