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다카후미가 인수를 꿈꿨던 후지TV가 이번엔 역으로 라이브도어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가 조작 등으로 일본 검찰에 조사를 받으며 몰락한 라이브도어는 지난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후지TV를 인수하려고 했었다.

라이브도어의 2대 주주인 후지TV는 지난해 봄 라이브도어가 후지TV의 모회사인 일본방송 인수를 추진하자 마지못해 라이브도어와 제휴한 바 있다.

지난달 히에다 히사시 후지TV 회장은 기자 회견에서 "라이브도어를 지원하는 게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며 라이브도어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일단 라이브도어의 새로운 경영진으로부터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 뒤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각종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히에다 회장은 또 조만간 라이브도어의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한 히라마쓰 사장을 만나 라이브도어 경영 방침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 보기로 했다.

후지TV로서는 '시간 외 거래'라는 기묘한 수법으로 일본방송을 사실상 가로챈 라이브도어에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히에다 회장은 후지TV 사내 기업 가치 향상을 담당하는 프로젝트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라이브도어의 자산 가치를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후지TV는 지난해 라이브도어와 제휴할 당시 라이브도어가 밝힌 경영 정보도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에 정확한 경영 상태와 재무 상황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