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도미노 현상을 연상케 한다.

코스닥 지수가 하루 만에 10% 이상 폭락한 지난 23일의 '블랙 먼데이'를 예로 들어보자.

이날 오전 개장 전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전 주말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다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그 충격이 월요일 한국 증시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란 두려움이 팽배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코스닥지수는 30포인트 이상 빠진 채 출발했다.

개장 전부터 이미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낮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내놓은 투자자들이 많은 탓이었다.

지수가 급락세로 출발하자 아직 안 팔고 기다리던 개인 투자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자칫하다간 손실폭이 더 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가득했다.

참을성이 없는 일부 개인들은 빨리 주식을 처분하기 위해 '시장가'로 매도 주문을 내놓기 시작했다.

일부 개인들의 시장가 매도 주문에 지수 낙폭이 더 커지자 이제는 상당수 개인들마저 매도 가격을 불문하고 무조건 주식 내던지기에 동참했다.

이른바 투매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급기야 참고 있던 기관투자가들이 로스컷(loss cut;손절매)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보통 기관투자가들은 손실률이 15% 정도가 되면 손절매(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매도하는 것)를 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관의 매물이 쏟아지자 지수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장 막판에는 64포인트 폭락한 채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