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제품 수출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돌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중국의 IT 산업은 외자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도 IT 수출의 90% 이상이 외자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토종 브랜드와 독자 기술에 의한 수출을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독자 브랜드 수출 건설 업무 회의'에서 "내년 중국 기업이 독자 브랜드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정부가 7억위안(약 875억원)의 특별 기금을 조성하는 등 6대 지원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힌 것은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생각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그는 "하이얼 롄샹 화웨이 칭다오맥주 등을 중국 기업이 본받을 대표 브랜드로 선정할 것"이라며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인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군 비결 가운데 하나는 삼성 현대 LG SK 포스코 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낸 데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이 자체 기술을 개발,국제 표준으로 채택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온수기에 쓰이는 누전 차단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채택하려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고위 관계자는 내년 3월 런던에서 열릴 IEC대회에서 하이얼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돼 전 세계 온수기에 쓰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