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는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인텔 제품의 높은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 주려는 의도로 시작됐다.

PC에 인텔 칩이 들어 있다는 뜻의 인텔 인사이드를 표시한 것.

인텔은 1991년 5월부터 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PC 업체들이 그들의 제품 표면에 인텔 인사이드 로고를 붙이면 인텔은 해당 업체의 홍보 비용을 보조했다.

91년 한 해에만 2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소비자들이 컴퓨터를 살 때 인텔의 로고가 박힌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어 '인텔=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이 캠페인을 미친 짓이라고 조롱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92년 인텔의 전 세계 매출은 63%나 증가했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인텔을 코카콜라와 말보로 다음으로 가치 있는 브랜드로 꼽았다.

엄청난 돈을 투자한 이 전략은 '오직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는 앤디 그로브의 소신과 맞닿아 있다.

경쟁자가 끊임없이 추격해 오는 긴박한 기업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한 번 결정한 전략을 밀어붙이는 데 막대한 돈이 들어가더라도 주저 없이 한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이 이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로브는 경쟁자를 따돌리는 것을 넘어 경쟁자의 싹을 자르기 위한 노력도 펼쳤다.

'사직 면담제도'가 대표적이다.

회사를 떠나려고 마음 먹은 재능 있는 직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로브는 저주에 가까운 작별 인사를 하곤 했다.

향후 경쟁 상대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의 기를 애초에 꺾어 놓으려는 의도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