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급 회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회장 후보로 나선 학생들은 각자 연단으로 나와 유세를 했다.

하지만 정작 투표해야 될 학생들은 서로 떠들고 있을 뿐 후보들의 유세를 듣고 있지 않았다.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나온 후보에게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그리고 그 후보는 장난으로 유세를 하고 들어가 버렸다. 개표해보니 마지막에 나온 그 학생이 많은 표 차이로 당선돼 회장이 됐다.

전국의 고교에서는 최근 신학기를 맞아 학급의 새로운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는 학교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꽃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선 고등학교의 선거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 미래의 선거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김용일군(18·서울 문일고)은 "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선거라는 것이 아직 우리에게는 장난이나 인기투표처럼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전국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선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가르쳐 주고 올바른 선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선거는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민주주의의 과정이다. 청소년의 선거는 곧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거라 할 수 있다.

후보들의 성실성과 진실성보다는 지연과 학연에 얽매인 투표는 우리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사라져야 할 모습이다.

김우근 생글기자(서울 문일고 2년) qpfmakcn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