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에 들어 있는 '해마'는 정보를 선별하거나 단기 기억을 담당한다고 해서 '기억의 제조공장'으로 불린다.

해마는 대뇌피질에 있는 길이 5cm 정도의 신경세포 다발로 성인의 새끼 손가락만한 크기다.

소리나 감촉과 같은 감각이나 새롭게 알게 된 지식 등의 정보는 일단 뇌에서 해마를 통과해야 한다.

해마는 들어온 정보 가운데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소수만 걸러서 뇌의 다른 부위에 저장한다.

해마는 오래된 과거의 기억을 저장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해마가 손상될 경우 10분 정도 경과되면 지난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게 된다.

영화 '메멘토'를 보면 주인공은 머리를 다쳐 모든 일들을 딱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뇌 손상 후 말을 못하거나 다른 정신적 이상을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다만 기억력만 떨어졌다.

아마 그는 해마 부위에 손상을 입었을 것이다.

심하게 술을 마셔서 "어제 필름이 끊겼어"라는 말도 주변에서 종종 듣는다.

아침에 술을 깨보니 기억에도 없는 낯선 곳에서 자고 있었다는 식이다.

이런 현상에서도 알코올로 인한 해마의 기능 손상이 중요한 이유로 설명된다.

최근엔 해마를 자극하면 기억력이나 판단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래서 일명 해마 학습법이라는 것도 등장했다.